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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모음/마라톤글

2005호반축제 기념 청남대 하프마라톤(4.17)

by 박카쓰 2008. 7. 17.
 

 2005호반축제 기념 청남대 하프마라톤

 2005년 4월 17일 


 청남대 개방 2주년 청남대가 마련하고 청주시육상연합회가 대회를 주관한 이번 대회는 다음 주 동양마라톤을 1주일 앞두고 대회 점검주로 뛰어 볼 생각이었다. 참가비도 없고 앞 다투어 피어나는 봄꽃들의 봄내음을 실컷 맡고 싶기도 했다.

접수창고엔 온통 우리 청마회 회원님들이 연합회 간부인지라 청마가 대회를 주관한 느낌을 받았고 푸릇푸릇 막 물이 오르는 잔디밭 광장에서 여러 회원님들과 간단한 개막행사를 마치고 9시 정각에 출발하였다. 

 오늘의 작전은 초반 15Km 까지는 6분대, 나머지 6Km는 5분대로 뛰어 2시간에 안에 들어올 참이었다. 초반 천천히 가는 길에 청마회원님들 뿐만 아니라 같은 교직에 있는 여러분들이 나와 즐겁게 달림에 임하고 있었고 마라톤 대회라기보다는 즐겁게 달리는 축제의 뜀박질이었다.

  2시간 페이스메이커를 따라 붙다가 슬그머니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무슨 달리기 초보란 말인가? 올해로 경력이 5년째인데’ 조금씩 박차고 나갔다. 괴곡리 3거리에서 청마 자원봉사님들의 응원을 힘껏 받으면서 탄력을 붙이기 시작했다. 노현리를 접어들며 선두그룹이 오고 있었고 높은 다리발 밑을 지나 얼마쯤 반환점에 이른다. 10.5Km 56분

 ‘갈 때는 5분대로 50분 안에 뛰어가 보자’ 한 여성마라토너와 함께 붙었다. 좀 힘들어하는 것 같아 어제 저녁 대전사는 처남이 술 안한다고 핀잔까지 주었지만 오늘을 위해 참았다며 힘내라고 격려하며 그래도 마라톤이 술 덜 먹게 하고 건강 챙겨주는 보약이로다!

 피미고개를 넘어서부터는 혼자 달린다. 물은 많이 빠져 누런 속살을 드러내 안쓰럽기도 하지만 맑고 푸른 물 위에 산 벚꽃 그 자태가 멋지도다. 아스팔트 양쪽으론 각종 꽃들이 화사하게 웃으며 반겨주고 가로수가 그늘을 만들어 주며 힘찬 박동의 숨소리를 계속 이어진다.

 이제 청남대 관광인파가 몰아닥치나 보다. 상춘객을 실어 나르는 버스가 워낙 왔다 갔다 하는지라 위험하기 까지 했다. 시각장애자들이 나와 달리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니 안쓰럽기도 하지만 난 더 이상 부족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내리막길을 쏘아 잔디밭 광장 결승선을 통과하니 많은 회원님들이 아직 잘 뛰신다고 칭찬들 하네. 본부텐트에서 양심기록증에 내 기록을 적었다. 1시간 49분 50초! 그래 아직은 1시간 50분에는 들어와야지.

 맛있는 국수를 2그릇 해치우고 Cooling-down겸 청남대 산책길을 따라 상춘객에 파묻혀 야생화 전시회, 각종 꽃들을 둘러보며 올해 첫 출전한 하프마라톤을 즐겁게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