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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모음/마라톤글

물폭포를 따라간 속리산 산악훈련(02.8.15)

by 박카쓰 2017. 7. 31.



어제 지인들과 속리산 법주사-문장대 코스로 산행하면서

최근 비가 많이 내려 올라가는 길에 돌계단아래로 물이 흘러내리고 물줄기가 거센 것이 

꼭 10여년전 마라톤을 즐길때 8월15일이면 광복절 기념하여 문장대을 뛰어오르던 때가 생각났다.



속리산 문장대 뛰어오르기

02.8.15...벌써 15년전의 일이네.





밤새 비가 내린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났나 보다. 새벽잠을 설치며 이제 제발 비가 그치기를 바래본다. 오늘은 그 엄청난 속리산을 뛰어서 올라가는 날이다. 얼마 전 청마회 홈페이지에 '속리산에서의 산악훈련' 이라는 글이 올려졌을때 사실 나로선 감히 엄두도 못 내다가 송훈련부장을 만나 감히 내 이름 석자를 올리고 累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는데...



 한국병원 앞에는 이런 저런 회원들이 자그만치 15명이었다. 세대의 차에 편승하여 속리산으로 미끄러지듯 달려갔다. 다행히도 비는 멈추고 속리산 입구에 도착하니 저 멀리 묘봉의 끝자락이 구름에 보일락 말락 속리산은 속세를 떠날 듯 구름속에 가려져 있었다.




 파출소에서 지방경찰청 소속 두회원님들이 정답게 맞이해 주시며 국립공원매표소를 無稅통과하여(06:41) 오리숲을 거쳐 세심정까지 용감무쌍하게 달려나갔다. 올라가는 길에는 옆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가 새벽까지 내린 비 탓으로 무박산행 설악산 백담사로 올라가는 계곡을 지날 때처럼 천리물길로 떨어지는 양 대단한 굉음을 내고있었다.






복천암을 지나면서 오르막길이 점점 가파러지며 오늘만큼은 걷지 말고 천천히 라도 뛰어서 오르겠다는 생각을 포기해야만 했다. 보현재휴게소를 지나서부터 계곡에는 넘치는 물로 수많은 이름모를 폭포들이 하이얀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모름지기 설악산에 이런 폭포가 많다고 했지만 오늘만큼은 이곳 속리산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았다. 오죽하면 송훈련부장은 그 물줄기에 빠져 그 넓은 길을 놔두고 엉뚱한 물줄기를 좇아 올라가다 헤맸겠나? 




 특히 냉천골휴게소를 지나면서 그 가파른 돌계단에는 걸어서 올라가기도 힘들지만 계단아래도 떨어지는 물줄기에 신발을 젖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밟으며 그 힘든 헐떡 고개를 올라갔다.




이윽고 문장대 휴게소를 지나 시원한 바람줄기를 맞으며 계단을 올라 문장대에 올라보니(07:47) 수많은 바위와 송림들이 한데 어우러져 山岳美를 한껏 뽐내고 있을 산하가 오늘은 하이얀 안개와 구름뿐이었다. 하지만 아무런 아쉬움이 없었다. 내가 그리워하는 것은 저 구름속 너머에 있으니까...





 문장대 대피소에서 "속리산 정기를 받아서"를 외치며 빈대떡에 막걸리로 추위(?)를 녹인 다음 물먹은 돌계단에 미끄러질까 더듬더듬 내려왔다(08:20). 구*희씨, 신*옥씨, 그리고 나는 땅 사놓은 것이 없는지라 엉덩방아를 찧는다. 세심정을 얼마 남겨놓고선 마지막 스퍼트로 4Km를 달려 올라가지 못한 恨을 풀려나 5분대 이내로 당차니(제 rundiary ID임)처럼 달려 내려온다(09:20).

 




  파출소앞 식당에서 배추해장국을 먹으면서 신*옥! 그녀는 '申(not 神)이 내린 補藥'(달짝 지근한 조껍데기같던데...)로 오늘의 분위기를 돋우니 일어설줄 모르고 한잔씩 자꾸 더 든다. 돌아오는 길에 헤어지기가 아쉽던지 피반령 정상에서의 칡차, 기름 뺀 통닭에 어울린 뒷풀이로 오늘의 산악훈련을 마무리하며 오늘 함께 한 17분의 회원님들! 정말로 수고하셨고 속리산 精氣를 받아 올 가을 대회에서 바라던 바가 꼭 이루어지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