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樂山樂水/충청북도

엄동설한속 탄항산~백두대간~문경새재(feat.하나산악회 시산제)

by 박카쓰 2023. 1. 29.

23.1월28일(토) 월악산국립공원내 하늘재에서 하나산악회 계묘년 시산제를 지내고 "우리는 하나다!"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괴산~연풍을 거쳐 9시40분 미륵사지에 도착했다. 이 넓은 터로 볼때 엄청나게 큰 사찰이 있을 법하다. 분명 저 뒷산이 오늘 우리가 오르려는 탄항산(월항삼봉)이렷다! 

빅맨회장님 사진 솜씨

 

하늘재로 올라가고있다. 벌써 며칠째 강추위가 엄습해왔지만 바람이 불지않으니 아침햇살에 오히려 따사롭다.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 하늘재...하늘과 잇닿은 2천년 숲길, 한민족을 위한 최초의 고갯길이자 가장 오래된 길에요. 삼국시대에는 계립령있고 조선시대 새재길이 열리며 그 역할이 축소되었단다.

 

울창한 송림사이로 햇살이 비치고 뽀드득 뽀드득 눈길을 걷는 맛이 솔솔하다. 

 

김연아나무라고? 그러네. 김연아가 스케이트 날을 들어올린 모습이다.

 

"닉네임이 왜 하필 박카스냐구요?" 

"한평생 무극시장통에서 어쩌다 만나는 이웃들에게 피로회복제 박카스를 대접하신 제 장모님을 본받으려고요."

 

21년 3월 산불방지기간 포암산에서 이곳으로 내려왔다가 국공직원한테 혼났다. 오늘은 수고많으시다고 상냥하게 인사를 올렸다. ㅎㅎ 

 

하늘재에 닿았다. 전설인지 신라 마의태자가 이곳을 넘어 금강산으로 향했다지?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렸던 정비석의 '산정무한' 마지막 부분... 아직도 외우고있다. 

"태자의 몸으로 마의를 걸치고 스스로 험산에 들어온 것은 천년사직을 망쳐버린 비통을 한 몸에 짊어지려는 고행이었으리라. 울며 소맷귀 부여잡는 낙랑공주의 섬섬옥수를 뿌리치고 돌아서 입산할때 대장부의 흉리가 어떠했을까. 

고작 칠십 생애에 희로애락을 싣고 각축하다가 한웅큼 부토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이라 생각하니, 의지 없는 나그네의 마음은 암연히 수수롭다.

 

 

와! 이리 포암산 자락 널직한 곳~ 시산제 지내기에 딱이네. ㅎㅎ 

 

이윽고  시산제가 시작되고있다. 국민의례, 묵념, 회장 인삿말, 산악인선서...

 

산악인 선서는 노산 이은상님의 百字선서였다. 

산악인은/무궁한 세계를 탐색한다./목적지에 이르기까지/정열과 협동으로/온갖 고난을 극복할 뿐/언제나 절망도 포기도없다./산악인은/대자연에 동화 되어야한다./아무런 속임도 꾸밈도 없이/다만/자유와 평화의 참 세계를 향한/행진이 있을 따름이다.

 

초헌관의 강신, 초혼, 그리고 초헌...

 

임근섭자문위원님께서 산신께 올리는 축문을 엄숙하게 읽어가고있다. 

 

축문은 해마다 명필 유유자적 최종현님이 수고해주시고 있다지? 고맙습니다^^ 

 

민병국 산대장님이 아헌을, 큰산 부회장님과 박카스가 종헌을 하고있다. 

 

이어서 회원님들의 사신이 이어지고있다. 

 

마지막으로 소지...축문을 불태우고있다.

.

음복을 하고 10시50분 하늘재에서 산행을 시작해 그 첫번째 고개 모래산에 닿았다. 

 

와~ 여기 된비얄에 눈이 많이 쌓여있어 산행 길이 무척 험하네. 

 

한 전망대에 올랐다. 바로 앞이 포암산, 만수봉,용암봉...맨 뒤는 월악산 영봉이다. 

 

포암산에서 대미산, 황장산을 거쳐 단양 도솔봉으로 백두대간길이 이어진다. 

 

이 바위가 고인돌인가보다. 

 

탄항산에 닿았다. 첫 발자국이다. 

 

제례를 또 지낸다. 이번에는 몇년전 함께 산행하다 유명을 달리한 산우님을 기리는 추모제였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빅맨님의 Big Man 큰사람다움이다. 이런 추모를 올리는 분들 또한 그뜻이 갸륵하고 진정한 산사랑이다. 

 

산행을 이어간다. 능선을 따라가다보니 매서운 바람에 볼때기가 따갑다.

 

으메...와~눈이 제법 쌓여있네요. 

 

올겨울 처음 매본 스패치...제 역할을 하네요. 

 

평천재에 닿았다. 회원님들이 올라가는 곳을 바라보니 까마득하다. 이상하다. 이쯤에서 동문으로 질러가야하는데...확실하지 않으니 일행따라 가보자. 

 

가면 갈수록 설상가상 악전고투다. 이게 아닌데...이리 멀 리가 없어. 

 

하나 오르고 나면 더 높은 오르막이 나온다. 게다가 배는 고프고...평탄한 길 3시간 반이라더니...ㅜㅜ

 

이곳에서 길을 또 잃을까 미리 준비해둔 지도를 꺼내보았다. 아하! 우리가 백두대간길(빨간색)을 따라 돌고있구나. 1Km 2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파란색)를...ㅠㅠ

 

그래도 뒤에 따라오시는 두 여성분보니 엄살도 못피우겠고 허리까지 아퍼온다.

 

바로 앞이 부봉이다. 다들 허기지고 축처진 모양이다. 뭐든 먹어야겠다.

 

부봉삼거리를 내려와 동문에 왔다. 결국 이곳에서 3번의 에피소드를 겪는구나. 첫번째는 백두대간하며 하늘재로 질러가려다 미륵사지로 내려왔고 두번째는 겁먹고 부봉은 아예 도전도 안했으며 오늘은 또 미처 못 깨달아 이 엄동설한에 점심도 못먹고 눈쌓인 험한 길을 돌고돌아왔구나. 

 

동문에서 동화원으로 내려오는 길...응달이라 눈이 수북히 쌓여있다.

 

여름에는 녹음으로 밀림같은 곳이다. 

 

"솔미님! 이 길이 왜 이리 먼~ 거혀?" 

 

문경새재길로 접어들었다. 낙동강 발원지 문경초점? 태백 황지연못으로 알고있는데 ...

 

드뎌 문경 삼관문에 왔다. 완만한 문경새재가 이리 힘들다니...

사실 힘들만도 하다. 눈 내리는 날이 생일보다 더 좋아 그저께 눈을 맞으며 무심천 자전거길을 걸었지 어제 새벽 강추위에 것대산~낙가산 4시간 반이나 걸어 녹초되어 돌아왔는데 오늘 또 이리 많이 걸을 줄이야! 무쇠 몸뚱아리도 아니고 대한민국 공식 경노敬老 시니어가 말이다. 

 

삼관문 주막에서 동동주,부침개,김치로 허기를 채우고 고사리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일찍 내려오신 분들은 오늘 3번째 고사를 지냈다네. 무사고 운행을 기원하며...ㅎㅎ

 

얼추 5시경 고사리 주차장에 닿았다. 

 

오늘 얼마나 걸은 걸까? 뭐?? 13Km 10시~17시, 7시간 걸렸단다. 

 

 

휴암 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며 총회를 하고있다. 결산보고에 이어 새운영진 소개, 신년 계획 등등...

 

빅맨회장님은 오늘 강추위에 점심도 못드시고 길게 산행하시랴 수고많으셨다. 하지만 겨울에는 오늘처럼 겨울산행다운 산행을 해야 오히려 새봄을 맞이하는데 더 좋을 것이라고...맞는 말씀이다. 고생한 만큼 그 보람은 크다고 하지않는가!  

 

하지만 박카스는 이번에 부회장으로 선임도 되었고 오늘 요통 참아가며 힘든 산행하다보니 앞으로 회장단과 더불어 철저한 준비와 세밀한 안내로 회원님들이 산행하시는데 애로가이 없으시도록 일조할까한다.  

 

총회 끝자락에 소개받은 이진희기사님께서 말씀하신다. "저는 기사로 버스를 운행하며 여러분들과 같은 방향을 가고있지만 실은 같은 마음으로 가고있습니다." 

그렇다. 우리는 오늘 큰소리로 산악인 선서를 했다. "산악인은 목적지에 이르기까지 정열과 협동으로 온갖 고난을 극복할 뿐 언제나 절망도 포기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