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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pe Diem/안분지족

시향지내고 고향다녀오는 길

by 박카쓰 2022. 11. 13.

코로나19가 우리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지요. 올해도 재실이 아닌 쌍청리 납골당에서 시제를 지냅니다. 시제는 5대 이상의 선조님들에게 지내는 제사로 시사시향이라고도 하지요.

 

정성껏 마련한 제수를 올립니다. 시장보시고 제수 만드시고 늘 수고가 많으신 학생공파 회장 아저씨내외분께 큰 감사^^드립니다. 

 

헌관들이 제복을 입어봤습니다. ㅎㅎ 입기도 힘들고 제례를 지내며 도포 끈이 발에 밟히고 참 불편합니다. ㅠ

왼쪽부터 축관,초헌관,아헌관,종헌관

 

이윽고 집례자의 창홀에 따라 제관과 참사자들이 함께 제례를 올립니다. 아저씨가 문도공 홀기에 대해 말씀해 주십니다. 문도공 홀기에서는 헌관을 주인이라고 칭한다네요. *홀기는 제례때 의식의 순서를 적은 글이고 창홀은 홀기를 크게 읽는 것을 말한다.

 

홀기가 생소하고 한자어로 되어있어 알아듣기가 쉽지않네요.

집례자 관세  선취묘소 재배~
집례자는 손을 씻고 먼저 묘소에 나아가 재배하고...

 

주인(초헌관)이 강신례, 참신례, 초헌례를 올리고 있다. 

 

주인 옆에서 제례를 도와주는 두 집사들 또한 무척 바쁘다.  

 

참신(參神)은 강신을 마친 후에 주인 이하 일동이 일제히 신위를 향하여 재배하는 것을 말한다.

 

축관이 축문을 읽습니다. 축문은 제사때 신명(하늘과 땅의 신령)에게 읽어 고하는 글이다.  어찌나 잘 읽으시는지 한번 들어보시라~  ㅎㅎ 

 

"유세차~ 감소고우... 근이 청작 서수 상향~~"  어릴적부터 많이 들어 그 의미를 알고있지만 모든 분들이 쉽게 알수 있도록 이렇게 하면 어떨까? "삼가 맑은 술과 여러가지 음식으로 예를 다해 받들어 올리니 바라건데 제사를 받아들이옵소서~"

 

두번째 잔을 올리는 예, 아헌례를 하고있다. 

 

박카스가 마지막 잔을 올리는 종헌례를 하고있다. ㅎㅎ

 

집사는 헌례때 적을 올리는데 초헌례는 육적, 아헌례는 어적, 종헌례는 계적을 올린다. 

 

오늘 시향에 모신 선조님들...고조부모님도 오늘 모셨으니 기제사는 부모님, 조부모님, 증조부모님 3대를 모신다. 

 

제례를 마치고 총회를 하고 있다.  우리 학생공파를 대표해서 문중일을 하시는 아저씨...교직에 계실때도 꼼꼼하고 완벽한 일처리로 정평이 나셨는데 지금도 회계 1원 하나 틀린 틈이 없으시다.  

 

오늘 시향에 참석해주신 일가친척님들 수고많으셨고요 건강하게 지내시다가 내년 12월2일(토)에 또 뵈어요. 그리고 내년에는 문도공, 참의공 시향때 참석해볼까한다. 

 

 

이제 시향을 마치고 고향집을 찾아간다. 고향을 찾을때면 국민동요가 콧노래로 저절로 나온다. 

https://youtu.be/78ZadO8q0ZA

 

고향집에 왔다. 꽃들도 다 지니 휑~하다. 며칠전 재물조사와 감정평가도 끝났다. 우리동네에 화장품산업단지가 들어온다고 한 지가  벌써 10년이 넘었다. 이제 뭔가 이루어지나보다.  

 

부모님 산소에 왔다.이곳에 모신지 26년, 20년이다. "아버님, 어머님! 오늘 시향지냈어요. 생전에 종답 일구시고 시향모시며 자식들 키우시랴 참 고생많으셨지요. 이제 아버님,어머님도 쌍청 선조들이 계시는 납골당으로 가셔야겠어요." 

 

공북리 옛 공북국민학교가 있던 곳에 왔다. 여기 출신 수많은 인재들이 이 나라의 역군으로 살아가겠지. 

 

학교 뒷편 동산에 있는 음나무...

 

둘레가 4.5m, 수령은 약 700년

 

연제호수공원에 왔다. 상전벽해는 이곳을 두고 하는 말이다. 어릴적에는 바다처럼 넓었던 저수지였다.  

 

오송생명과학단지 처음 조성될때의 사진이다. 옛모습이 보인다. 

 

고향찾을때마다 호수공원 둘레길을 돌고간다. 꽃과 나무도 다양하고 운동기구도 있고 풍광도 참 멋지다. 

 

게다가 옛 상념에 잠겨볼 수 있다. 이 일대가 밀양박씨들 못자리판이었다. 그중에서도 돌다리, 원앞, 덕골에는 우리집안 일가 친척들이 많았었다. 어쩌다 들리면 그분들이 건네주는 먹거리가 그리 맛있었다.    

 

고향다녀오는 길은 늘 뿌듯하다. 고향집을 돌보고 지금도 살아계신 듯한 부모님을 찾아뵙고 게다가 오늘은 선조님들께 시향을 모셨다. 어릴적 이웃 동네에서 함께 살던 일가친척들이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지만 오늘 시향으로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것도 우리 선조들이 내려주시는 음덕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