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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時習/내 문인화

박인로의 조홍시가를 화제로 홍시를 그렸다

by 박카쓰 2021. 10. 27.

오늘도 그제에 이어 종일 홍시를 그려보며 어머니 생각을 많이 했다.

 

1차...반중(소반)이 너무 깊다.

감이 눌러서 못먹을 듯하다. ㅎㅎ

 

 

 

2차...아직도 소반이 깊다. 

감 색깔도 어슷하다. 

 

 

 

3차...

 

 

 

오후에는 박인로의 조홍시가를 화제로 써보았다.   

 

 

 

 

조홍시가(早紅柿歌)

             박 인 로(朴仁老 1561-1642)

 

盤中(반중) 早紅(조홍)감이 고아도 보이나다.

柚子(유자) 안이라도 품엄즉도 하다마난

품어 가 반기리 업슬새 글노 설워 하노라.

 

 

[현대판 해석]

소반(小盤)에 놓인 일찍 익은 붉은 감이 곱게도 보이는구나!

비록 유자(柚子)가 아니라도 품어갈 마음이 있지마는,

품어 가도 반가워해 주실 부모님이 안 계시므로 그를 서러워하나이다.

 

 

[해설]

선조 때의 문인이자 무인인 노계 박인로가 41살때 평소 친하게 지내던 한음 이덕형을 찾아갔을 때 소반에 받쳐 내놓은 조홍감을 보고 불현듯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나 지은 효도의 노래 ‘조홍시가’도 홍시가 소재다.
 
여기서 유자(柚子)는 귤의 일종으로 육적(陸績)의 회귤고사(懷橘故事)에 착안해 지은 시조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육적은 중국 삼국시대 사람으로서 오(吳)나라 왕 손권의 참모를 지낸 인물이다. 그가 6살 때 구강(九江)에 있는 어느 대갓집에 심부름을 갔다가 음식상에 귀한 귤이 놓여 있기에 주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 귤을 품속에 숨겼다. 주인에게 하직인사를 하려고 고개를 숙이다 그만 귤이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 주인이 귤을 숨긴 연유를 묻자 육적은 어머니께 드리고자 한다고 대답했다. 이에 육적의 효심에 탄복한 주인은 따로 귤을 싸주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풍수지탄[風樹之歎]이다. 어쩌다 내 부모님은 그리 일찍 돌아가셨는지...아직도 부모님이 살아계신 친구들이 있는데 효라는 걸 알만한 40대에 모두 돌아가셨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