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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山樂水/녹색청주

우중산행, 옥화자연휴양림

by 박카쓰 2021. 8. 26.

올여름 장마가 짧더니 웬 가을장마다. 

그래도 수요일엔 산에 가야지.

우산을 쓰고 임도를 걸으면 되니까.

 

올여름 우중산행을 못했는데 마침 잘 되었지 뭐야?

 

새벽 6시 미원 미동산수목원으로 향한다.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하다. 

 

주변이 온통 먹구름으로...

 

미동산수목원에 주차할 무렵 당직하던 직원이

"9시부터 문을 엽니다. 방역해야 들어올 수 있어요." 

그래요? 인근 옥화자연휴양림으로 왔다. 

 

 

 

옥화송이길(등산로)와 운암휴양길(임도) 모두 걸어보자구요.

 

 

 

6시30분 임도를 따라 산행시작... 

 

 

 

이곳 미원은 물색깔이 코발트색이다. 

 

 

 

"형님, 걷기에 참 좋지요."

 

 

 

자작나무길...

다행히 비도 멈추었다. 

 

 

 

미로와도 같은 길이지만 가는 곳곳에

안내판이 정말로 잘 설치되어있다. 

 

 

 

전망대에서 간식을 먹고 재충전...

 

 

 

여기 등산로말고 반대쪽으로 가볼까요?

저 봉우리까지요...

 

 

 

와~ 멋진 풍광이다. 

골짜기가 운무속에 파묻혀있다. 

 

 

 

그런데 저건 운무가 아니라구요? 그럼 뭐죠?
"는개'란다.

안개보다는 조금 굵고 이슬비보다는 조금 가는 

 

사전에 나와있는 표현을 인용하여

'골짜기에 피어오르는 는개는 나로 하여금 신비로운 기운이 감도는 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운무속에 상큼한 것이 참 걷기에 좋다. 

 

 

 

전망이 좋은 곳에 왔다. 

"형님, 올가을 저 한남금북정맥 해야지요."

 

 

저것이 운무? 는개? 무튼 또한번...

'골짜기마다 는개가 수액처럼 피어오르고 그나마 산꼭대기에 구름이 감겨 있어 신비감을 들게한다'

 

모르는 것을 알게되는 것, 이게 바로 공부하는 맛이다. 

 

 

 

고개를 바짝 쳐들고 피는 벌개미취, 등골나물, 갯기름나물...

오늘은 내리치는 비에 힘겨워 쓰려져있다. 

 

 

 

이곳은 잣나무길도 참 아름답다. 

 

 

 

초록도 한가지가 아니다. 

 

 

 

이곳 자연휴양림은 거대한 산소탱크...

생각보다 참 넓고 수림이 울창한 지역이다. 

 

 

 

임도, 등산로를 거의 다 돌고

이제는 또다른 길 병무안 길을 걷는다.

 

병무안은 이곳 지명, 청주시 미원면 운암리...

 

비가 제법 쏟아지고있다. 

"형님, 이 빗속에? 솔직히 말씀하셔..."

 

 

 

형님이나 박카스나 참 지독한 산매니아다. 

 

 

 

마지막 산행구간은 몸 전체로 비를 맞아야했다.

우산을 쓰고 우거진 수풀을 헤치며 오르려니...

 

 

 

누가 시키면 이 짓을 하겠는가?

 

물이 찌걱찌걱 나왔다. 

 

오늘 산행 6시30분~10시40분, 4시간 넘게 

저기 온갖 길 이리저리 다 쑤시고 다녔다. 

 

 

 

청석골 주차장에서 옷을 갈아입고 비맞은 생쥐모양으로 식당에 들어갈 수 없어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이웃

"아니 이 비에 산에 다녀오십니까?" 

 

그냥 웃을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