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만한게 홍어좆이다' '홍어좆만도 못한 인간'이라는 말을 듣는데 그 어원을 알고보니 참 재미있다.
[한 신문에서 발췌한 글]
우리는 흔히 ‘만만한 게 홍어 좆’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이 말의 유래는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 비롯된다. 「수놈에는 양경이 있다. 그 양경이 곧 척추다. 모양은 흰 칼과 같은데, 그 밑에 알주머니가 있다. 두 날개에는 가는 가시가 있어서 암수가 교미할 때에는 그 가시를 박고 교합한다. 낚시를 문 암컷을 수컷이 덮쳐 교합하다가 함께 잡히기도 한다. 결국 암컷은 먹이 때문에 죽고, 수컷은 간음 때문에 죽어 음(淫)을 탐내는 자의 본보기가 될 만하다.」
이런 특징을 가진 홍어 수컷은 크기도 암놈보다 작고 맛도 별로다. 그래서 뱃사람들은 거추장스러운 홍어 수놈의 생식기가 조업에 방해 될 뿐만 아니라 잘못하면 생식기에 붙어 있는 가시에 손을 다치게 된다. 따라서 별 실속 없는 수컷이 잡히면 생식기를 잘라 바다에 던져버리기 일쑤였고 그래서 ‘만만한 게 홍어 좆’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즉 사람이 제대로 사람 대접 받지 못할 때 내뱉는 푸념으로 홍어를 먹은 내 입이 제대로 입의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됐으니 홍어 먹고 내 입이 홍어 좆이 된 것이다.
신항서원 인문의 숲-신항살롱에 참석해 '청주의 문학과 역사' 정민시인의 강의에서 류정환시인의 홍어론을 읽었다.
홍어론洪魚論 - 류정환
홍어는 수치보다 암치가 맛이 좋아서 값이 훨씬 비싸도 잘 팔린다는, 때로 저녁에 수치만 남으면 좆을 떼 치우고 암치인 양 팔기도 한다는, 만만한게 홍어좆이란 말은 그래서 생긴 거라는, 나주홍어 주인장의 일장연설을 듣고 허풍일수도 있지만 그럴듯하다고 고개를 주억거린 적이 있다. 그때 나의 그것은 뜨끔해서 잔뜩 오그라들었다.
이제와 생각하니 홍어 좆을 만만하게 여기는 건 가당찮은 일이다. 세상에 좆만도 못한 것들이 허다한데, 혹세무민惑世誣民 을 일삼는 기자나 교수 나부랭이가 대개 그렇고, 그중에서도 협잡과 술수, 생때와 헐뜨기로 권력을 차지하고 혈세나 축내는 정치인은 워낙 좆도 아니다. 그런 것들과 거래해서 세를 불리고 교회를 키우고 헌금을 늘려 교주의 배를 불리는 종교는 정말 좆도 아니다. 인간을 시험하고 착취하기위해 존재한다면 신神이란 건 정녕 좆도 아니다.
홍어는 세상을 두부류, 홍어회를 좋아하는 축과 끔찍하게 여기는 축으로 나눈다. 하느님은 홍어한테는 관심이 없다. 헌금을 못하기 때문이다. 그저 인간을 믿는 자와 안 믿는 자로 나눌뿐인데,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일에 소홀하고 사회의 진보를 이끌지 못한다면, 하룻저녁이라도 하느님보다 홍어 좆을 믿어 보는게 낫다고, 나는 믿는다.
아래 블로거 이효*님의 멋진 댓글을 옮겨봅니다.
홍어♬은 아무런 잘못이 없음
♬ 중에는
성적 쾌락을 위하여 별의 별 사건과 문제를 불러 일으키는
인간의 ♬이 세상에서 가장 나쁜 ♬임
홍어가 외치고 있다.
왜 남의 ♪가지고 난리들이야
자기 ♪ 하나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는 것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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