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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時習/역사저널

최진석 교수의 시 '나는 5.18을 왜곡한다'

by 박카쓰 2021. 2. 3.

그는 2020.12월 '5.18를 왜곡한다'는 시를 발표했다. 

 

 지금 나는 5·18을 저주하고, 5·18을 모욕한다.
 1980년 5월 18일에 다시 태어난 적 있는 나는
 지금 5·18을 그때 5·18의 슬픈 눈으로
 왜곡하고 폄훼한다.
 무릎 꿇고 살기보다 서서 죽기를 원하면서
 그들에게 포획된 5·18을 나는 저주한다.
 그 잘난 5·18들은 5·18이 아니었다.
 나는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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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5·18은 끝났다.

민주의 5·18은 길을 잃었다.

5·18이 전두환을 닮아갈 줄 꿈에도 몰랐다.

나는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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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아 배불리 먹고

최소 20년은 권세를 누리거라

부귀영화에 빠지거라

기념탑도 세계 최고 높이로 더 크게 세우고

유공자도 더 많이 만들어라

민주고 자유고 다 헛소리가 되었다.

5·18 너만 홀로 더욱 빛나거라.

나는 떠난다.

 

 

이 시가 더욱 논란이 된 이유는 최 교수가 과거 여러 기고와 인터뷰 등을 통해 5·18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왔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이같은 시를 쓴 이유에 대해 “5·18을 훼손하지 말자는 시”라며 “5·18을 ‘역사왜곡처벌 특별법’에 가두는 일이 5·18 정신을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사적 사실을 정부가 ‘특별법’으로 묶어 처벌하는 예는 문명국가에서 거의 없다. 역사적 사실을 특별법으로 묶기 시작하면 ‘역사’를 가진 세계가 거의 모두 법으로 묶일 것이다. 그러면 민주와 자유는 숨이 막힌다”고 비판했다.


<역사 문제를 법으로 다스리려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핵심인 표현의 자유를 심히 침해한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와 자유의 핵심 사항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아무리 이해가 안 되고 꼴 보기 싫어도 ‘역사의 정신’으로 힘들게 제압하면서 가는 것이다. 역사 교과서를 국정에서 검정으로 바꿀 때의 주장도 국가가 역사 해석을 독점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표현의 자유를 국가가 좌지우지 말라는 것이다. 민군 합동조사단은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하여 북한 어뢰 공격으로 결론지어 공식 발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다른 의견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천안함 왜곡 처벌법”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의 소지가 있어서 법안 소위에도 오르지 못했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6·25보다 더 큰 일이 있을까? 아직도 북침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도 왜곡처벌법을 만들지 않는다. 민주와 자유를 위해서 표현의 자유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순간 민주와 자유는 숨이 막히기 시작한다. 독재의 첫걸음은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고, 표현 내용을 국가가 독점하겠다는 것으로 출발한다. 모든 역사적 사건에 대한 왜곡처벌법을 만들지 않을 이유가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