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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pe Diem/지인열전

울친구 이기왕의 죽음에 부쳐...

by 박카쓰 2020. 4. 4.


설마...기왕이가?

오늘 예정되어있었던 고딩친구와의 만남은

아침 일찍 갑자기 취소되며 '비보'라는 여운을 남기더니

잠시후 단톡방에 이기왕친구의 운명소식이 떴다.


설마...기왕이가?

어젯밤에도 친구들이랑 통화했는데...ㅠ

제발 誤報이길 바라면서 눈시울 적시며 장례식장으로...

하지만 식장엔 어느새 환하게 웃는 친구의 영정이 있네.
"야! 이게 뭔 일이냐? 아니 어떻게 된거혀??"




중학교때는 단짝,이제껏 평생 친구로...

1,2학년때 같은 반으로 '기(차)통(학)생'~

나는 오송, 이 친구는 정봉에서 기차를 타고 학교에 다녔다. 

수업이 4시쯤 끝나고 6시반까지 무려 2시간반이나

만화방,대합실을 오가며 단짝으로 다녔었다.

淸高에 함께 다니고 충북교육가족으로 35년 넘게 함께 했네.




평생 교단교사로 참스승이었지.

충청북도교육청소속 중등교사로 평생 교단에서

아이들을 열정을 다해 가르쳐왔지.

내가 먼저 퇴임하고 "얘들 말도 안듣는데 뭘 정년까지 하냐?"

"아니야, 얘들에게 삼겹살 구워주며 살살 가르치면 돼."


작은 학교엔 교감이 없어서 이 친구가 교감대행으로

선생님들과 교장샘과의 중간역할을 잘 했지요. 

어제 마지막으로 근무하던 현도중 선생님들이 조문오셔서

"참 훌륭하신 선생님, 선배님이셨는데..."



2019년 송년회



참 착한 남편, 孝子였어!

부모님께서도 병환이 있으셨고 이 친구 어부인이

몸이 많이 안 좋으셔 오랫동안 뒷바라지하면서도

울 친구들에게 한번도 내색 한번 해본 적없었지요.


최근 부인이 몸이 좋아지셔 함께 탁구치러 다니고

퇴임하며 그 어느때보다 인생황금기를 누리던 찰나에...ㅠㅠ


가덕 성요셉공원에서 하관할때 어부인과 두아들이 부둥켜 안고

복받치는 설움과 절규를 뒤로 하고 하늘나라로 갈 수 있을까?
그 와중에도 자네 부인은 '존경한다,사랑한다,먼저 가 있으라' 하더라



이기왕표 버섯찌개 


버섯대장 이기왕~

남들 안 다니는 곳으로 버섯따느랴 늘 바뻤지.

따온 버섯을 鹽장해두었다가 툭하면 '이기왕표 버섯찌개' 번개팅을 했지.

그사이 버섯찌개 끓이던 음식점도 몇 번 바뀌었고

울친구중 기왕이 버섯 안먹어본 친구있으랴!

작년 재경 송년회때는 서울까지 버섯을 가져갔다지?


영원한 청고48회 매니아~~

10여년 넘게 충북교직원모임 총무, 그리고 회장

그리고 최근 우리48회 동기회 사무국장으로... 

교관출신아니랄까 호루라기를 불면서 살가운 멘트 날리던...

작년 연말엔 부산지역모임도 새로 만든 열정적인...
친구들 모임이라면 어디든 언제든 달려가는 친구광이었지요.



2018.10월 합동산행





죽어도 잊지못할 청고 48회 친구여!

우리친구들도 자네의 부음에 억장이 무너져 다들 달려왔고

장례 내내 많은 친구들이 나서서 자네와 함께 하려 했다네.

우리카페 구호도 그렇고 모임때면 외치던 말처럼...

이제는 정말로 죽어도 잊지못할 친구가 되었구나.


비록 우리곁을 떠났다해도 마음속의 너는 떠나 보낼 수 없지.

네가 누워있는 자리, 새싹으로 나왔나보러 한번 가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