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상당산성으로 올라 산성옛길을 거쳐
해가 우암산에 걸칠때쯤 국립청주박물관에 잠시 들렸다.
국립청주박물관은 건물이 한국 현대건축의 기념비적인 작품인데다
조경이 참 아름다워 종종 찾아 한바퀴 돌며 쉬었다간다.
모레 수필반 종강 파티후 뒷풀이로 이곳을 함께 왔으면 하고 사진 몇장을 맛뵈기로 올렸는데
교수님께서 채팅방에 이런 메세지를 남기신다.
"도종환의 시 담쟁이에 어울리는 담쟁이넝쿨 사진으로 찍어 올렸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무심코 담쟁이넝굴을 이렇게 올렸는데 교수님께서는 도종환의 담쟁이...
결코 포기하지않고 의지와 용기로 나아가는 담쟁이를 보고 싶은 것이었다.
담쟁이 -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방울 없고 씨앗 한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가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잎 하나는 담쟁이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교수님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나요?
아무튼 모레 이 詩에 더 걸맞은 담쟁이 모습을 담아볼게요.
그리고 박카스의 청주박물관 사랑, 지독합니다. ㅎㅎ
예전에 담았던 아름다운 박물관의 모습을 아랫글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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