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樂山樂水/녹색청주

박카스는 肝이 배밖으로 못나왔다고? 헐...(4/9,일)

by 박카쓰 2017. 4. 10.


내일이면 17일간 Mt. Everest Base Camp에 가는 고딩친구가

함께 가는 친구들과 우암산-산성 번개팅을 제의합니다.

그래? 좋지. 그렇잖아도 기분도 꿀꿀한데...


주말 집안에 홀로 남겨져 독수공방하며 

일요일 아침 목욕을 다녀오고

부지런히 집안을 정돈하고 8시20분 집을 나섭니다.


향교를 지나 우암산으로 올라갈까 하다가

재작년 그 아름다웠던 수양벚꽃이 생각나

대한불교수도원 이 곳을 또 찾아왔습니다. 



정말로 황홀지경입니다.




삼일공원 주차장에서 친구를 만나는데

아니 웬 반가운 얼굴! 유약사 어부인이시네요.


그렇잖아도 우리 같은 아파트 주민인데...

우암산을 오르며 많은 이야기 나눕니다.




청주의 진산 우암산은 진달래가 만발하고...




굳이 진달래 명산을 찾아 멀리 갈 필요가 있느냐고 말합니다.




이번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가는 고딩친구들...

박카스까지 4명이었는데 결국 포기하고 말았지요.




이 친구들은 말한다.

"자기들은 간이 배밖으로 나왔는데

나는 애처가라 아직 안 나왔다고..." ㅋㅋ



과연 그럴까?


거금 300만원이라는 돈이며

5,500m까지 올라가며 생기는 고산증이며

산도 좋지만 17일간 문화(?)생활을 포기해야하고

전업남편이라며 떠들던 내가 집을 17일간이나 비운다?




사실 포기결정이 쉽지는 않았지요.

작년 중국 차마고도, 이태리 돌로미테에 이어

올해는 꼭 희말라야를 가려고 했으니까요.





어느덧 서문을 지나 동문으로 내려오며

산성마을은 오늘도 인산인해...


한 음식점에서 막걸리로 연거푸 건배하며

잘 다녀오라고 에베레스트 장도식을 치룹니다.




친구들은 짐싼다고 차로 내려가고

박카스는 부른 배도 꺼출겸 옛산성길을 걷습니다. 




이곳 낭성은 고지대여서

노오란 개나리가 이제 절정을 맞네요.





며칠 지나면 이곳도 벚꽃터널을 이루겠군요.




벌써 신록이 우거지려합니다.





어쩌면 사람 마음이 간사하기 이렇게 짝이 없을까?


에베레스트 취소한 것도 누가 시킨 것도 아닌 내가 한 것이고

그때는 포기 결정을 해서 속이 시원하더니

이제는 못가니까 괜한 부아가 오르고 남탓을 하네. ㅠㅠ




우연히 집사람 친구를 만나

이런 저런 넋두리를 늘어놓네요. ㅠㅠ




그 대타로 국내여행이라도 실컷 하렸더니

그 또한 쉽지가 않으니...




그래도 해야한다.

지금 가장 하고픈 일 먼저 하라고 했으니까.

이 다음 다리 아퍼 못걸어 다닐때 후회하지말고...





화무는 십일홍이요..ㅋㅋ

이 매화꽃이 항상 피어있더냐!




불과 보름이면 꽃은 다 떨어지고

이리 새싹이 나고 매실이 맺거늘...




집에 도착할때쯤 되니 맥도 많이 풀리네요.

그래도 서실 정돈하며 할 일은 해야지요. 




이제는 낮에 먹은 술도 깨고 오늘 하루를 정리하며

문학시간에 배운 니체의 인간 정신발달 3단계를 생각해봅니다.

낙타, 사자, 그리고 어린아이...



하기싫은 일이지만 어차피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니

한량한 내가 사막의 낙타처럼 해야지요.


하지만 얽매이지 않고 싫으면 No 라고 말하며

내 마음껏 사자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지도 하지요.


어쨌든 과거에 대한 미련이나 미래에 대한 걱정을 접고

오직 현재 놀이에만 열중하는 천진한 어린아이가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