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추모일, 잔차타고 고향으로!(10/7,금)

 

오늘 어머님 기일을 맞습니다.

2002년 10월 가을비 살짝 뿌리던 날 

어머님께서 가셨던 그 길을 다시 가보려합니다.  

 

오늘은 차대신 자전거와 동행합니다.

아마도 왕복 50키로는 될것같습니다.

아침을 서둘러 먹고 8시 출발합니다.

 

 

영운천 수변산책로 나팔꽃(Morning glory)

아침의 영광...활짝 반겨줍니다.

 

 

 

무심천 자전거도로로 나가면서 

이 다리는 자전거를 들고 건너야합니다. 

 

 

 

자, 이제 본격적인 자전거 레이스~

평일이라 다들 출근하는데 난 놀러가네. ㅎㅎ

 

 

 

쭉쭉~ 내려온 버드나무 가지가

바람에 흔들려 더 시원해보입니다. 

 

 

 

돼지감자꽃이 억새와 어울려...

 

 

 

무심천자전거도로엔 

코스모스 단지가 여러곳 있습니다.

 

 

 

코스모스단지가 햇살에 눈부십니다.

 

 

 

무심천에서 오창, 세종으로 이어주는 다리를 건너고...

 

 

 

출렁이는 억새풀사이로 달리고 달리고...

 

 

 

억새가 바람에 춤을 추며 반깁니다.

 

 

 

얼마쯤에서 미호천 강뚝으로 올라오니

미호천 너른 뜰 주변 전경이 눈이 들어옵니다.

 

초딩때 소풍갔다 벌쏘인 정자도 보이고

금모래 은모래로 반짝이던 백사장이

수풀로 가득한 늪지대로 변했네요.

 

 

 

 

산처럼 높이 쌓아놓은 골재더미 앞에 

참 예쁜 집을 발견합니다.

 

 

 

개인집이 아니라 조경회사라구요?

 

 

 

 

저 멀리 오송 신도시가 보입니다.

 

 

 

쌍청리 건너편 뚝을 따라서

초딩절친 고 변대* 수박밭 옆을 지나갑니다.

 

그친구 저 세상으로 간지도 벌써 12년이구나! ㅠ 

늘 고향소식 전해주던 참 아까운 친구...ㅠㅠ

 

 

 

수령100년의 상정리 정자나무

예전 우리마을이 뽕나무가 많아 뽕나무 桑자에

이 정자가 있다하여 정자亭. 그래서 桑亭里입니다.

 

 

 

장작골공원...

일제시대때 금을 캐던 곳이었다는데...

 

 

 

부모님께서는 고노리  안산 종산을 개간하시어

논농사, 담배농사 짓으시랴  고생많으셨지요.

 

 

 

장작골 입구에 우리밭과 논이 제법 커서

부모님께서 매일같이 이곳에 사시다시피 하셨지요.

 

이제는 마을길로 뻥뚤려고  

그 뒤로 전원주택 단지가 들어서고...

 

 

 

사진찍으며 옛 감상에 젖으며

거의 2시간만에 시골집에 도착했네.

 

 

 

동생들아! 오늘은 자전거로 왔다!

자주 찾지않으니 그림만 예쁘네. ㅠ

 

 

 

부모님! 추석때오고 또 왔습니다.

죄송하지만 이번 제례부터는 덜 차리려합니다. 

 

동생들에게도 제례참석에 부담 갖지마라고 했습니다.

어디서든 부모님을 기리는 마음이면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여동생은 빨간 군고구마를 보면 어머님 생각이 난다고

막내는 사랑방 고구마를 나눠주시던 어머니를 떠올리고

 

 

 

그래, 일년농사지은 것을 친정동생들한테도, 조카들한테도 나눠 주셨단다.

시향때면 그많던 제관들 드실 제수말고도 김치등 밑반찬 챙시셨지.

 

 

 

얼마전 모임에서 다들 부모 안챙기는 자식들 흉보았습니다.

하지만 내 어머님도 과연 그랬을까?

내어머님은 오늘 왔는데도 어제 왔다고 했을 겁니다. 

 

 

 

내 시골마을, 여씨들이 많이 모여산다하여 呂村(말)

어머님친구분들, 80대 노인으로 아프게 살아계십니다. 

 

 

 

 

동네건너편 내 논에도 벼가 잘 익어갑니다. 

어릴적 이곳에서 쟁기질하던 아버님의 음성이 온 동네에 울렸지요..

 

 

 

집안 청소를 하고 마당에 풀을 뽑고

점심먹으러 오송으로 나갑니다.

 

이곳에 근무하는 송정* 친구와 맛나게 칼국수를 먹습니다.

이제는 우수한 학생들이 찾는 명문학교가 되었답니다.

 

예전 함께 근무하던 선생님들을 반갑게 만나네요.

유교감님, 이문*샘, 연부장, 민경*샘...ㅎㅎ 

 

 

 

 

부른 배를 꺼출겸 연제저수지를 둘러봅니다.

어릴적 바다같던 저수지가 이리 작던가?

 

 

 

돌아오는 길은 맞바람까지 불어오니

엉덩이도 아프고 페달밟기가 힘드네요.

 

 

 

 

빗방울이 떨어지며 집도착 3시반...

아! 7시간 넘게 걸렸구나.

 

 

자, 이제부터 어머님 제사준비해볼까?

종갓집 맏며느리인 집사람은 아직도 모르고 ㅋㅋ

오늘은 내가 과감하게 결단을 내려야합니다. 

 

조상을 숭배하고 고인을 추모하는 제례가

제수 준비로 힘들고 짜증을 내서야...ㅠㅠ

 

 

조율이시, 좌포우혜 탕전적의 제사상 차림...

오늘은 일단 먹지않는 것은 아예 올리지않고

많이 줄이고 바꾸어서 간단하게 차립니다. 

 

 

참, 빠진게 많네요. 밤, 약과, 포, 자반, 찬, 전, 적...

물론 집사람 동생네 이런 단촐한 상차림이 내키지않겠지요.

그래도 내 어머님 제사상인데 ...공개하기 쑥쓰럽습니다.  ㅠㅠ

 

하지만 늘 그렇듯 제수말고 밥먹을 찬은 따로 마련하니 

오늘 준비한 제사 음식 반도 못먹습니다. 

냉장고에 들어갔다가 종당엔 버리게 됩니다. 

 

아마도 어머님께서도 이리 말씀하셨을 겁니다. 

"뭘 그리 많이 준비하냐?, 돈 아깝게...

"제사는 메 한그릇을 떠놔도 정성이다."

 

 

 

고무신도 닳아떨어진다며 아까워하시며  

평생 절약으로 살아오신 어머님...

 

하지만 요즘은 내자식뿐만 아니라 세태가

절약보다는 소비가 먼저네요.

 

모으기보다 누릴대로 다 누리고

'수저'타령하면서 부모님한테 기대고 ㅠㅠ

 

내가 제례를 이리 바꾸려하는 것처럼

세대도 이렇게 바뀌어 가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