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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모음/보은小考

타임머신타고 18년전 1996년 원남중으로...

by 박카쓰 2014. 3. 5.

참....인생은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엊그제 새로 부임한 학교에서 입학식을 마치고 나오는데 한 아가씨(?)같으신 분이 아주 반갑게 인사를 하면서 "선생님, 너무 반가워요" "네...이번에 저와 같이 부임하셨나요?" 대답은 없고 웃기만 하신다.

 

원남중학교때 나한테 영어를 배웠단다...ㅎㅎ그래요? 이름까지 밝히는데 생각이 전혀 나지를 않니 어쩌니...ㅠㅠ 미안하지만 대충 얼버무리면서 아하 1996년이면 지금부터 몇년전?18년전이라. 와...벌써? 제자의 자녀를 가르치게 되다니?

 

퇴근하고 얼릉 그때의 앨범을 찾아보았다. 벌써 교직도 35년째...그 많은 앨범, 소중한 추억이 들어있는 앨범...이사하며 큰 짐된다며 이리저리 버리고 과연 있으려라?아하, 다행이다. 파란 융표지에 '1997.2 원남중학교'

 

그 앨범을 열면서 나는 18년전, 1996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고 있었다. 2002년 개봉되었던 젊은 연인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그 영화 'Classic'속에서 엄마의 Love Letters가  바람에 흔날리며 그때의 사랑이야기속으로 빠져들듯이 아무튼 앨범 한장 한장을 넘어가며 그때의 추억을 어렴풋이 주어담아 보았다. 

 

 

1996년, 난 41살의 나이로 청주지역 8년을 마치고 보은의 시골 원남중학교로 발령났다. 존경하는 김교장선생님이 나를 이 학교로 핍업(?)하셨고 나도 농진지역이라 원했던 곳...청주에서 55Km, 승용차로 1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하지만 난 3학년담임이라 야간자율학습을 감독하느랴 관사에 종종 남았다. 

 

이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얼굴...  이 해맑은 웃음...

 

 

온갖 꽃이 피어나는 교정, 참 아름다웠는데...청주 40학급 학교에서 달랑 7~8학급 소규모학교로 갔으니 교정은 크고 아이들은 적고... 내가 맡았던 3-1반 녀석들, 45명이었던가? 많기도 많았네...모두들 지금은 어느 하늘아래 무엇을 할까? '왕가네식구들' Ost... '사랑찾아 인생을 찾아 오늘도 열심히 뛰어 다니겠지...

 

나때문에 고생했으리라, 그리고 종종 화를 내는 나한테 짜증도 났겠고...지금쯤 만났으면 인생경력도 쌓여 더 잘 대해주었을 텐데...  

 

그때의 선생님들...뵙고싶당~오른쪽 김친구는 그때부터 절친..ㅎㅎ

 

 

1997.1.28 주왕산으로 장외연수, 그때 3폭포까지 걸어가며 무척이나 추웠는데...

 

 

1996년 그때도 학원폭력추방 캠페인...하지만 우리아이들에겐 학교폭력은 없었다!

 

와...18년전 1996년! 시골중학교 3학년 3개반을 영어 4시간씩 가르치며 재미도 있었는데 아버님이 중환이신지라 무척 힘들었다. 그러다 여름방학하는 날 돌아가셨다. ㅠㅠ


중3 아이들 청주, 대전, 보은으로 하나라도 더 희망대로 보내려 자율학습 2시간씩 더해가며  그래도 원남중 3년 근무중 그해가 가장 재미있었고 아이들도 더 사랑스러웠다.

 

 

이렇게 소중한 추억 되새기게 해준 한 제자, 너무나 반갑고 고맙다. 그리고 사람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 모르는 일이로다. 그러니 매일같이 만나는 이들에게 늘 살갑게 대하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야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게 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