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단수첩/영어교육

매시간 이동하는 교과교실제의 허상(?)

by 박카쓰 2013. 3. 29.

모교장선생님밑에서 1997년부터 원남중에서 2년, 미호중학교에서 무려 5년이나 이 교과교실제에 시달렸다.

매시간 가방을 메고 해당과목의 교과실로 가야한다.

거기가야 각종 기자재로 수업을 효과적으로 받을수 있다고 하니까...

과연 음악, 미술, 체육, 과학빼고 여타과목은 기자재가 뭐 그리 많다고?

 

말로는 선진국형...하지만 이것을 찬성하는 사람은 오직 교장선생님 1명

그 많은 학생들, 모든 선생님들이 반대하는 이 제도...

급기야 학부모들이 나서서 제발 이 제도 좀 하지말라고 건의해야했던 교과교실제...

 

 

2009년

이제 이 교과교실제가 교과부에서 전면적으로 전국적으로 확대시행하려고 하고있다.

왜? 그거 선진국형이라? 각교실에 각종 자료를 비치해놓고 잘 가르쳐보겠다고?

하지만 그보다 더 좋지않는 게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그렇잖아도 방과후학교, 야간자율학습, 개인과외등으로 아이들 잠이 부족하여

조회,쉬는 시간이 아이들 잠자는 시간으로 전락해버린 요즘의 교육현장에서

시간마다 보따리장수처럼 가방을 둘러매고 교실을 이동해야하고

담임은 있으면서 학생들을 만나기 어려워 마주 대할 수도 없고

내교실 없어지니 분실물 잦고, 주변정리 엉망, 차분한 교실분위기 없는 이 교과교실제!

 

 

그 막대한 예산을 들인 모고등학교도 시행1년째부터 학생들, 선생님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산남고(2010년)도 올해 영어, 수학교과교실제 예산도 배정되고 실시하라는데 과연 교실이 있는가?

지금 쓰는 컴퓨터실, 기술실, 겨우25명 들어가는 2개의 작은 교실에서 그냥 할 셈인가?

 

현재 음악, 미술, 과학, 영어, 가사, 컴퓨터, 기술, 체육은 특별실이 있어서 그런대로 교과교실이 이루어지는데

국어과, 사회과, 수학과 등 굳이 특별실이 필요없는 교과도 이동해서 수업을 할 필요가 있는가?

제발 막무가내로 혈세 낭비해가며 전면시행보다는 잉여교실, 특별실을 오히려 더 설치했으면 한다.

 

 

올해(2013년) 주성고로 오니 수학영어교과교실제를 시행하고있었다.

정부예산 몇억원을  받아 수학특별실 4교실, 영어특별실 4교실을 마련했다.

2+1이니 두학급 75~80명의 인원을 셋으로 나누어 심화반, 보통반, 기본반으로 나누었다.

심화반은 26명내외, 보통반은 28명내외, 기본반은 20명내외로...

학급당 인원수가 대폭 줄어들어 가르치기가 훨씬 쉬어졌다.

 

심화반(상반)의 경우 우수학생들이니 수업을 심도있게 잘 해 나갈 수 있지만

기본반(하반)은 스스로 꼴통반이라 칭하며 동료학생들한테 배울게 없고 패배의식이 만연하다. 

그런데 제일 중요한 건 시험볼 때는 공통의 범위에서만 출제하니

심화반 학생들은 좀 더 심화된 수업하는 것을 원치않고

시험범위는 기본반에 맞추다 보니 평상시 내용의 반밖에 되지않는다.  

 

여기에 가장 그럴싸 한건 블럭타임제(Block Time)다. 

영어와 수학을 한번에 두시간씩 묶어서 편성된 시간이다.

 

물론 말로는 학생들 이동시간을 줄이고 2시간에 걸쳐 집중적으로 심층적인 수업을 한다? 

그래, 가장 재미없다는 영수시간에 한시간수업인 50분도 졸지않고 버티기 어려운 실정인데

거기에 한시간을 더 거푸하면 집중력도 떨어지게 마련이고

한꺼번에 많이 배워 아이들 학습부담만 더 커지는 건 당연지사...

 

과거 미술시간이나 탐구와 실험을 요하는 과학과목에 하던 것을

왜 입시과목인 영어와 수학시간에 이 블록제를 시행하고 있는가?

난 보충수업까지 하니 2학년1반은 월요일은 오후 3시간, 수요일은 오전 3시간을 하고 있다.

이런 날은 아이들이나 가르치는 나나 모두 파김치가 된다. ㅠㅠ

 

선생님들, 학생들 모두가 다 원치않는 이 블록타임제...

도대체 우리가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