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국화 예찬
청곡 김희경
두메산골 길 섶에 찬서리 맞으며
옷매시 가다듬고 오가는 길손
마중하고 배웅하는 들국화
봄, 여름 온갖 꽃 뽐내며 필때에
너는 숨어서 볼품없이 한갓 잡초로 보이더니
아름답고 그 순결함을 이제야 알겠구나.
어느 누구 도움없이 억세게도 자라서
진한 향기 뽐내며 이곳저곳 수놓으니
과연 너만한 꽃이 이 세상 어디에 있겠는가
들국화
아무도 보아주지 않아도 좋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좋습니다
아무도 오지 않는 산마루에
하늘향해 손 흔들며
그대의 색깔로 피어나면 그만입니다
아무도 그대 이름 불러주지 않아도
종일토록 미소를 잃지 않을 것입니다
아무도 그대를 기다려주지 않아도
그대는 오래 기다릴 것입니다
찬서리 내리고 가을은 더 깊어
흰 눈 타고 오실 그분을 기다릴 것입니다
그대는 겸손하여 혼자 뽐내지 않습니다
모두 서로 작은 지체들
사이좋게 모여서 한 묶음 숲을 이루어
들국화로 이름하여 그대는 만족합니다
그대는 서리도 찬바람도 겁내지 않습니다
환난 시련 더해갈수록
그대의 향기 더 짙게 퍼져갈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대는 그대의 빛으로 그대의 향기로
영원히 거기서 행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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