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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山樂水/경남부산

이웃사촌과 함께 한 사량도 산행~

by 박카쓰 2010. 12. 11.

이웃 사촌과 함께 한 사량도 산행(2003.7.27) 캬! 이날 이 멤버와...새삼 그립습니다. ㅎㅎ 

 

'이웃사촌'이란 말이 있다. 물론 멀리 있는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는 말이다. 엘리베이터 속에선 만나는 이웃과도 말 한마디 건네지 않고 무심하게 살아가는 것이 요즘의 모습일진대 내 주변에는 매일 봐도 늘 반가운 이웃이 있어서 더없이 즐겁다. 그러잖아도 어른 두분이 다 돌아가셔 살아가는 것이 때론 적적하고 큰자식으로서 동생들한테 자꾸 안부 전화하는 것도 다소 부담을 주는 것 같아 꺼려 오고있는데 매일 만나도 마냥 좋은 이웃이 있다는 것은 분명 나에겐 행운이다. 때론 멀리 사는 동생보다 이웃이 나으니 이웃이촌이란 말이 더 어울릴 게다.

 

어제 그런 이웃들과 6명이 통영시에 위치한 사량도엘 다녀왔다. 경남 사천시 앞 다도해 많은 섬 중 하나인 이 섬은 대진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하루에 다녀 올 수 있는 코스로 삼천포항에서 배로 40분 걸렸다. 백두산악회의 안내를 받으며 일요일 아침 6시에 청주를 출발하여 차창가로 주룩주룩 뿌려대는 빗줄기가 오늘의 산행이 암봉인지라 애가 타는 것도 잠시, 함양을 지나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다니는 청명한 하늘 그대로다.

 

삼천포항에서 사량도로 향하는 뱃속에서 바라보는 삼천포항은 참으로 멋졌다. 멀리 북쪽 와룡산의 기세, 우리나라 전력의 15%를 차지한다는 화력발전소의 위용, 크고 작은 수많은 섬들, 파도로 생긴 단층들... 국립공원 한려수도 한 면이었다.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진다.’는 좋지 않은 말은 도대체 어디서 생겨난 말일까?

 

 

산행은 사량도 내지항에서부터 시작된다(10:40). 늘 그렇듯 산행의 초입은 힘들기 마련이다. 능선까지 오르려면 가파른 길도 그렇지만 우선은 몸이 풀리지 않아서 그럴 게다. 우리 일행이 제일 뒤쳐져 등반대장의 안내를 받으며 우거진 잡목 숲을 지나 근근히 능선까지 올라설 수 있었다. 능선에서 바라보는 우리의 산하는 배 위에서의 정취를 더한다. 은빛 물결로 반짝이는 한려수도, 그 위에 떠있는 한가로운 고깃배, 멀리 보이는 사천시의 높고 낮은 산들, 그리고 능선 바로 밑 붉고 파란 지붕의 어촌풍경...

 

지리산 봉우리를 지나(12:10) 싸온 점심을 서둘러 먹고 최고봉인 불모산(399m), 가마봉, 옥녀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은 암봉으로 연이어지며 제법 가파른 능선이 어서 자칫 바다와 산이 어우러지는 풍경에 취해 넋이 나가 바라보다가는 정말 큰일나겠다. 특히 70도가 넘는 철사줄 사다리를 내려올 때는 오금이 마려웠고, 옥녀봉으로 오르내리는 밧줄과 수직 계단은 유격코스 같은 코스여서 재미를 느끼기보다는 공포심이 들 정도로 만만한 코스가 아니었다. 아이쿠, 함께 온 이웃사촌 아줌마들, 도중에서 내려가길 잘한 것 같다. 초보산행을 하는 분들에게는 반드시 우회도로를 이용해야 되겠고 한시라도 방심해서는 안될 코스였다.

 

옥녀봉의 전설을 새기며 대항에 도착(15:10), 4시간 30분의 산행을 마친다. 동네 가게에 둘러앉아 박장대소하며 이런 저런 세상사는 이야기가 오늘도 끝일 새가 없다. 매일 만나면서도 뭐가 그리 얘기할 게 또 있담? 요즘 들어 그런 이웃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내 삶에서 점점 더 커다란 부문을 차지해 가고 있다. 

 

이제는 이렇게 출렁다리가 생기고 안전장치가 잘 되어있다네.

 

사량도 윗섬과 아래섬을 저 현수교로 연결하고...

 

 2017년봄 하섬인 칠현산을 다녀왔지요.

 

 

상도 지리산, 다시 가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