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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山樂水/충청북도

여름산행 또 하나의 묘미는 소나기를 만나는 것이다!

by 박카쓰 2009. 6. 7.

여름철 뙤약볕에 어떻게 산에 가느냐고? 아닙니다. 산에 가면 오히려 더 시원합니다.

 

여름산행의 묘미는 단연 그늘속을 하염없이 걷는 것이다.  그것이 바위나 돌이 아니라 흙이라면 발도 편하고 보약먹는 기분으로 한없이 걷고싶다. 그러다가 이마와 등어리가 땀이 흘러내릴 쯤이면 계곡물에 세수를 하고 발을 담근다.

 

여름산행의 두번째 묘미는 온몸에 땀을 뚝뚝 흘리며 장쾌한 능선을 걷는 것일것이다. 지리산, 덕유산  그 장쾌한 능선을 거릴 때면 이세상 진정한 산꾼이 된 것처럼...저 산하의 펼쳐진 들판을 보면서 누구보다 더 높은 곳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여름산행의 세번째 묘미는 산속에서 소나기를 만나는 것이다. 온 몸이 땀에 졌어있는데 시원한 물줄기란 사막속의 오아시스다.

 

다들 소나기를 만나면 재수없다고 말하지만 박카스는 행운이다.  소나기(shower)를 만나면 샤워(shower)하는 기분이 난다. 그래서 영어 단어도 같은 단어가 아닐까? 

옷이 젖는다고 하지만 여름철엔 어차피 땀으로 젖으나 비로 젖으나 젖기는 마찬가지이고 산행을 끝낸 후 가져간 여벌옷으로 갈아입으면 되니까. 

 

09.6.6(현충일) 이날이 그랬다. 3시경 명암저수지에 차를 주차시켜놓고 풍주사로 오른다. 내가 마라톤할때 자주 찾던 곳이다. 하지만 이제는 터널공사로 산을 다 뒤집어 놓았다.

상봉재에서 충북고에서 함께 근무한 정*창선생님을 만났다. 학창시절 배운 농가월령가를 지금도 죽~죽 외워나가시고 수업에 들어갈 때면 "아우들아~청춘을 불사르러가자" 그리곤 이런 말씀도 하셨다. "아우, 즐겁게 살아라~금방 정년 돌아온다~"

고령산과 산성을 잇는 출렁다리를 막 지날 무렵 한방울씩 내리기시작하더니만 산성으로 갈수록 빗줄기가 굵어지더니 사정없이 내려 퍼붓는다. 산성에서 내리막길을 내려올 무렵엔 온몸이 다 젖고 비도 피할 겸 잠시 쉬는 곳에서 비멈추기를 기다리다가 이렇게 비를 맞으며 산행하는것도 제 맛이다란 생각이 들어 그 비를 홀라당 맞으며 내려왔다.

자그만치 40분정도 쏟아졌다. 그러고는 언제 그랬냐듯 햇볕이 내려비치고 2시간 남짓 소나기 산행~흠뻣 젖어서 오히려 더 즐거웠다.

 

 


역대급 가장 멋진 소나기 산행은 군에 있을적 자대에 배치되고 얼마되지않아 산악훈련을 나갔는데 산에서 엄청난 빗줄기를 만났다. 세차게 내리는 빗줄기가 마치 영화속 촬영장면같았다. 함께 나간 고참 손병장님이 말씀하신다. "군인이니까 비 엄청난 빗속에도 계속 강행하는 거라."  

 

그 다음은 2015년 8월 하나산악회에서 곤지암 화담숲을 갔을때 쏟아진 빗줄기였다. 번개와 천둥도 동반하여 무서웠고 자그만치 1시간 정도 세차게 내리쳤다. 늘 걷기만 하던  한 회원도 절뚝거리는 다리를 끌면서 도망치듯 뛰어갔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