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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時習/인문학

아니무스 아니무스

by 박카쓰 2024. 9. 9.

아니무스 아니무스?뭐지??
솔뫼 이희영님의 작품인데 박희선님의 시를 써놓았네.  

 

2024청주민예총 서예위원회 정기전이 개전식을 갖고있다. 

 

아니무스는? 
여성이지만 남성보다 남성성을 강하게 드러내는 여성들의 심리를 설명하는 말이다. 여성 속에 존재하는 억제된 남성적 속성을 아니무스(animus)라 한다.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인 카를 융이 만든 말로 남성의 무의식 속에 원초적으로 부여된 여성적 특성은 아니마(anima)라 한다.

 

일반적으로 아니마는 남성의 여성적이고 수동적인 면을 지칭하고, 아니무스는 여성의 남성적이고 자기주장적인 면을 가리킨다. 

 

 

박희선 시집 「아니무스 아니무스」

 

나는 일곱 번째 딸도 아니었어
그저 외딸에 막내딸일 뿐이었어
엄마가 이만큼  고생하여 이만큼 왔으니
내가 저만큼 고생하여 저만큼 가야 하는 건 아니었지

 

그저 악수가 필요했어
죽음이 목전인 그에게 약수가 필요하다는 걸
그 누가 가르쳐 주지는 않았어
삼년이 흐르고 아이 셋을 얻고 또 삼년이 지나니
또 막다른 길이 있었지
그래도 한 방울 한 방울 또 삼년 만에 
약수를 구하기는 했어
죽었던 그가 구년간 모은 약수 한모금에 
삼백예순 관절이 살아났지 뭐야


그 누구도 감요하지않았어
내가 한 거야
저만큼 고생하여 이만큼 왔지
이만치에도 저만치에도 
엄마는 없고 딸도 없지 뭐야

이제사 나는 오구신이 되어 
서천 꽃밭 엄마에게 가야겠어

 

[해설]

어휘 ‘아니무스’의 사전적 의미는 ‘여성의 무의식에 들어 있는 남성성’이다. 그러므로 이 시는 무의식, 또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마음, 혹은 억압된 마음 정도로 풀어볼 수 있다. 정신의학이나 심리학에서는 여성에게 아니무스가 적절히 발현될 때 여성은 더 주체적이고 이성적이고, 개성화한다고 말한다. 아니무스는 여성이 자아를 발견하고 실현하는 데 매우 필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정 민 평론가는 "자기 삶에 대한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는 우리 전통 사회가 강요했던 수동적 이미지의 여성성과는 다르다. 이 시에는 보호 속에서 자란 ‘외딸에 막내딸’인 자신의 삶을 부모에게 맡기지 않고, 스스로 개척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드러났다"며 "다시 살아난, 혹은 새로 태어난 ‘나’는 ‘외딸에 막내딸’이면서도 보다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나의 삶’을 살 것이고 ‘나의 시’를 쓸 것이다. 재생은 전복 혹은 혁명으로 시작된다. 그 시작을 알리는 시가 ‘아니무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