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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時習/식물도감

손톱에 봉숭아꽃 물들이며...

by 박카쓰 2021. 7. 12.

친구네 새아침농장에 봉선화가 많이 피어있다. 봉선화를 보니 어릴적 추억을 떠오른다. 꽃이 드물던 내 시골마을에도  한여름엔 울타리나 장독대에 봉선화꽃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나는 봉숭아꽃을 보면 왠지 서글퍼진다. 왜 그럴까? 그러면서 봉숭아꽃을 따다가 손톱에 물들여보고싶다.

 

어릴적 머슴애라고 놀림받을까 감히 용기를 내지 못했다. 결혼하고나서 집사람과 같이 봉숭아꽃으로 물들여보기 시작했다. 물들인 손톱이 자라면서 물들인 자국이 없어질때면 벌써 가을이 성큼 와 있었고 그때까지 기분이 좋았었다.

 

어젯밤 집사람과 또다시 손가락에 봉숭아꽃을 물들어보았다. 백반과 소금을 넣었으면 더 잘 들었을텐데...아쉬워한다.

아쉬운 대로...ㅎㅎ

 

갑자기 봉숭아에 대해 알고싶은 게 많아졌다

 

봉선화는 원래 우리나라 자생종인가?

아니었다. 인도, 말레이시아, 중국남부가 원산지이고 꽃색도 홍색, 백색, 자색  참 다양하다. 꽃말은 '나를 건드리지마세요'(Touch-me-not) 꼬투리를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씨앗들이 터져 나가기 때문에 붙여진듯 하다.

 

왜 봉선화지? 꽃의 생김새가 봉황을 닮아 봉선화(鳳仙花)라고 부른다. 

그러네. 봉황닮았네. ㅎㅎ

 

그런데 봉선화가 맞는거야? 봉숭아가 맞는 거야?
봉선화였는데 대중들사이에서 부르기쉽게 봉숭아라 불리게 되었고 봉선화와 봉숭아 둘 다 표준어로 허용하고 있다.

 

 

봉선화하면 생각나는 '봉선화' 노래...
초등학교 음악시간에 배웠다. 그러면서 이 노래가 우리민족이 일제하에서 수난을 겪던 시절 울밑에서 선 봉선화가 우리민족을 상징한다고 배웠다. 그러며 노래를 부르니 한없이 슬펐다. 어린 마음에도 나라잃은 설움이 복받쳤는지...ㅠㅠ

다시금 불러본다.
울밑에선 봉선화야 / 네모양이 처량하다
길고긴날 여름철에 / 아름답게 꽃필적에
어여쁘신 아가씨들 / 너를반겨 놀았도다.

 

우리나라 최초의 가곡이자 우리 나라 최초의 저항 동요란다. 작곡은 홍난파, 작사는 김형준 노래는 김천애...작곡가 홍난파의 처녀작이고 소프라노 김천애씨는 대중앞에서 이 노래를 불러 옥고를 치뤘단다.

 

봉선화 종류가 여러가지다.  산이나 들에서 피는 물봉선화는 우리나라 자생종이다.

 

아프리카 봉선화는 색깔이 참 다양하다.
한여름 천안 동면 화수목정원에 산파첸스가 다양한 색깔로 참 많이 피어있다. 봉선화는 영어로 임파첸스(Impatients)이고 일본에서 개량한 선파첸스는 Sun + Patients(인내심)이기에 태양에 강한가보다.

 

아프리카 봉선화

 

고딩친구 류영철 동시작가는 '류영철동시집'에서 봉선화를 이렇게 노래했다. 

내 외갓집 화단에도 봉선화가 피어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