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지요.
노오란 셔츠를 입고 나가봤지요. ㅎㅎ
가람 이병기님의 시 난초를 화제로 택해보았습니다.
난초(蘭草)
-이병기
1
한 손에 책(冊)을 들고 조오다 선뜻 깨니
드는 볕 비껴가고 서늘바람 일어오고
난초는 두어 봉오리 바야흐로 벌어라
2
새로 난 난초잎을 바람이 휘젓는다.
깊이 잠이나 들어 모르면 모르려니와
눈뜨고 꺾이는 양을 차마 어찌 보리아
산듯한 아침 볕이 발틈에 비쳐들고
난초 향기는 물밀 듯 밀어오다
잠신들 이 곁에 두고 차마 어찌 뜨리아.
3
오늘은 온종일 두고 비는 줄줄 나린다.
꽃이 지던 난초 다시 한 대 피어나며
고적(孤寂)한 나의 마음을 적이 위로하여라
나도 저를 못 잊거니 저도 나를 따르는지
외로 돌아 앉아 책을 앞에 놓아두고
장장(張張)이 넘길 때마다 향을 또한 일어라
4
빼어난 가는 잎새 굳은 듯 보르랍고
자줏빛 굵은 대공 하얀한 꽃이 벌고
이슬은 구슬이 되어 마디마디 달렸다.
본디 그 마음은 깨끗함을 즐겨하여
정(淨)한 모래틈에 뿌리를 서려 두고
미진(微塵)도 가까이 않고 우로(雨露) 받아 사느니라.
[해설]
[1]에서는 난초가 개화하는 순간을 나타내고 있다.
[2]에서는 난초의 새로 나온 잎과 바람을 대비시켜 표현하고 있으며
'아침볕'이란 시각적 이미지와 '난초 향기'라는 후각적 이미지를 감각적으로 결합시키고 있다.
[3]에서는 난초와 화자의 마음의 교감이 잘 이루어져 있으며,
[4]에서는 난초의 외양과 내면 세계가 잘 묘사되어 있다.
1) 난초를 소재로 한 4편 7수의 연시조로,
난초가 지닌 청아한 모습과 맑고 고결한 성품을 예찬하고 있다.
난초를 깊은 애정과 예리한 통찰력으로 묘사하고 있는 이 작품은,
작가가 추구하는 고결한 삶의 방식을 통해 현대인이 지향해야 할 삶의 자세를 제시해 준다.
2) 난초의 청신(淸新)한 외모와 고결한 내적 품성( 외유내강 )을 예찬한 작품으로
난초를 의인화하여 노래한 작품이다.
고결하게 살고자 하는 시인의 소망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지향점을 일깨워 주고 있다.
'學而時習 > 내 문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재서예대전 심사장 휘호(19.4/7,일) (0) | 2019.04.07 |
---|---|
2019. 단재서예대전 출품작 2점(19.4/4,목) (0) | 2019.04.05 |
단재서예대전&국전을 위하여! (0) | 2019.03.09 |
부부가 함께 공부하다 소중한 인연 만나네(19.2/15,금) (0) | 2019.02.16 |
蘭 그리기(2)(19.2/7~) (0) | 2019.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