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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時習/식물도감

아직도 갈대와 억새를 구분하지 못한다구요?

by 박카쓰 2016. 12. 3.

 엊그제 무심천 하상도로를 지나가는데 바람이 많이 불어 지천으로 피어있는 갈대와 억새가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언제 시간내 저 자전거도로로 나가봐야지...

 

 

때마침 후배님이 잔차번개팅 2탄으로 점심먹자며 운천동 그 순대집으로 오란다. 그래? 이 참에 어제 보았던 그 풍광을 즐기러 싸늘한 날씨지만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  

 

 

대학친구 채팅방에 갈대와 억새를 비교하는 글이 떴다. 아니 아직도 갈대와 억새를 구분하지 못하나? 안도현 시인이 이런 시를 썼다지.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을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다’

 

나도  패러디 시를 써본다. '갈대와 억새를 구별하지 못하는 친구야! 여태껏 친구라니 하지만 40년지기이니 절교하기는 아깝고 내가 이 글을 통해 알려줄게' 

 

사실 많은 사람들이 갈대와 억새를 구분하지못한다. 대개들 흔들리는 억새를 보고 (사람마음이) 갈대라한다. 언뜻 보면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른 식물이다. 

 

 

자...이제부터 공부해보자. 자세히 살펴보면 모양새로 확실하게 구별된다.

갈대의 색은 갈색에, 억새의 색은 흰색에 가깝다.

갈대...

 

 

억새...

 

 

 

갈대의 키는 3m 내외로 1~2m인 억새보다 큰 편이다.

껑충한 놈은 갈대, 작은 녀석들은 억새...

 

 

갈대는 멋대로 헝클어진 머리카락 모양을 하고 있는데, 억새는 잘 빗어 넘긴 부드러운 머릿결을 닮았다. 우리집사람 표현을 빌면 '갈대는 미친년 머리털'이라나. ㅋㅋ

 

갈대...

 

 

억새...

 

 

이번에는 어원을 살펴보자. 

갈대는 굵고 단단한 줄기를 가지고 있는데, 속이 마치 대나무처럼 비어있다. 줄기색이 갈색에 가까우니 '갈색 대나무'라는 말을 줄여 '갈대'라 하지않았을까?

 

 

억새의 어원은 손이 베일 정도로 날카로운 잎에 질기고 억세니까 '억새'라는 이름을 붙었을까??

이런 노래가 있다. 예전 김희갑이 부르던 '짝사랑'  '아아! 으악새 슬피우는 가을인가요 ~"

 

경기도 명성산에 갔더니 이런 설명이 있었다. '으악새'는 우는 새가 아니라 억새가 몸을 부딪치며 내는 소리로 

 으악새란 억새의 경기도 방언이란다. 

 

하지만 왜가리의 다른 이름도 으악새여서 새가 맞다는 주장도 있다. 아무튼 으악새는 풀이건 새이건 가을을 노래한다. 억새는 흔들리면서 '으악으악' 울고 왜가리는 하늘을 날아가며 가을이 깊어간다. 

 



사실 갈대와 억새의 멋진 모습은 햇살에 비춰지는 모습이다.  겨울바람이 불어와 여태 매달렸던 줄기와 이별을 고하며 부푼 솜사탕모습으로 금방이라도 떨어져 날아갈 것같지만 이별이 싫은듯 끝까지 매달려 발버둥치는 모습은 장관이다.

 

이제 오늘 공부 마무리로 억새와 갈대를 구별해보자

 

허연색이니 억새....

 

 

더 진한 색이고 키 큰 녀석은 갈대...

 

 

이제 얼마지나면 갈대와 억새가 모두 지고 휭~한 모습이겠지만 다년생 풀이니 내년 가을이면 또 멋진 모습으로 다가오겠지. 갈대와 억새야! 내년 가을 다시 만나.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