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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수첩/해외연수

[기고]캐나다 토론토를 다녀와서

by 박카쓰 2005. 9. 20.

캐나다 어학연수

변화가 세상을 바꾼다

교사 박해순

 

■ 토론토로 가는 비행기속에서

난 어쩌면 ‘행운이 많은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 들 같으면 한 번도 나가기 힘든 외국을 영어선생이랍시고 세 번째 나가는 행운을 얻었으니 말이다. 1992년 충청북도 교육청에서 주관한 Chico 어학연수, 2004년 호주 문화체험 학생인솔, 그리고 올해 캐나다 토론토로 어학연수의 행운을 또다시 얻게 되었다. 7월16일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13시간 동안 토론토로 가면서 이번 연수가 더듬거리는 내 회화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도 되겠지만 수능문제 풀이로 졸리는 영어시간을 재미있게 만들며 우리학교 슬로건에 있듯 ‘세계의 미래를 책임지는 충북고’ 학생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알려주어야 한다는 막중한 의무도 함께 싣고 갔었다.

 

토론토에서 연수를 받으면서

이번 연수에는 나를 포함해 모두 20명의 선생님들이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Earl Haig High School에서 7월 16일부터 8월 12일까지 4주간 실시되었는데 이는 충북교육청과 토론토교육청간에 체결된 교육문화교류 협약에 의해 이루어지는 프로젝트로 올해 처음으로 실시되는 캐나다 어학연수 프로그램이었다. Earl Haig High School는 토론토 시내 중심에 위치한 고등학교로 ESL(English Second Language: 제2 언어학습) 프로그램 우수 학교로 인정을 받으면서 한국인과 중국인 학생이 전체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이민 온 학생이 많은 학교였다.

우리는 오전에는 수업지도 기술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교수방법과 지도전략을 공부하였고 오후에는 저널쓰기, 정확한 발음, Small Talk, 캐나다 문화소개 등 캐나다 실제 영어(Practical English)를 공부하였다.

방과 후에는 토론토 시내로 현장학습을 나갔다. 토론토에 있는 박물관, 미술관, 대학, 항구 등을 찾아가 여러 상황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실생활 영어를 익히게 되었다.

연수동안 우리는 홈스테이 즉 한 두 사람씩 캐나다 가정으로 배정되어 함께 생활하는 것으로 영어회화뿐 아니라 캐나다인들의 사고와 생활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자연스럽게 익히는 기회가 되었다.

또한 주말에는 여행과 문화체험을 통하여 짧은 역사를 가진 캐나다이지만 옛 것을 소중히 여기고 그 광대한 자연을 소중히 다루는 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새것에 유난히 집착하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나 자원을 고갈시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내는 것보다 이미 가진 것을 아끼고 보전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준 기회였다.

 

캐나다에도 엄청난 한국인이

캐나다는 어떤 나라인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나라, 우리 남한의 100배에 이르며 인구는 3천만 정도밖에 되지 않으니 그 인구밀도를 생각해보라! 이번 연수동안 머물렀던 토론토는 인구 450만의 캐나다 최대도시로 유럽뿐 아니라 아시아와 서인도제도 등 세계 곳곳 속에서 모여든 서로 다른 혈색과 차림의 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으며 이곳이 영어와 불어 두 언어를 공용어로 한다지만 결코 영어가 흔하지 않은 것을 보면 아마도 토론토가 세계에서 제일가는 multi-cultured city(다중 문화 도시)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현재 토론토에 살고 있는 한국 사람이 무려 10만 명, 벤쿠버에 5만이라니 새삼 한국의 위상을 실감케 한다. 이곳으로 아예 이민을 와서 사는 사람도 많지만 가족과는 헤어져 이곳에서 학교를 다니고 어학연수를 받으러 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비용을 감내하며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새삼 그 교육열에 놀라기도 하지만 한국 사람을 가르쳐본 이곳 선생님말로는 대다수의 한국학생들이 너무 부끄러워 말을 잘 하지 않으려 하며 ESL 과정을 이수하지 못해 진급을 하지 못하는 학생이 많단다. 한 현지 가이드는 일러준다. “토론토나 벤쿠버에서는 어학연수가 제대로 안돼요. Survival로 영어를 배워야 하는데 만나는 것이 한국 사람이고 친구들이 가까이 있으니까요.”

 

캐나다 고등학교는

우리의 일반계 고등학교와 실업계 고등학교처럼 그들도 크게는 대학 진학을 위한 과정과 지역사회 대학이나 공업학교에서 전문 직업교육을 받기 위한 과정 등 두 가지로 나누어져 있었다. 하지만 외국에서 이민 오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거의 각 학교마다 이런 학생들을 받아들여 어학연수 프로그램인 ESL 과정을 운영하고 있었다.

캐나다에도 우리나라처럼 공립학교와 사립학교가 있는데 우리나라와는 달리 사립학교는 교육청 소속이 아니고 그 학교에서 직접 관장한다. 이런 사립학교는 전체 초중등학교의 5%정도로 종교적인 이유나 언어 또는 사회적 학습 능력 등에 따라 특수하게 설립된 것들로 교육내용도 공립학교와는 다른 학과 과정이 개설되어 있다. 수업료는 공립학교는 지역 교육위원회에서 일률적으로 결정하여 정부지원으로 누구나 무료로 다니며, 사립학교는 학교별로 차이가 있는데 대략 $9,000(8백만원)~$12,000 정도로 순수하게 개인이 납부하는 학비에 의해 학교가 운영된다.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속에서

이제 연수는 끝났다. 비록 한 달 남짓의 어학연수로는 이제 귀에 들릴 만하고 겨우 입이 트일 만한 짧은 기간이지만 정말로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우고 느꼈으며 내 영어인생에서 한 단계 진일보하는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되기에 충분하였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살면서 변화를 두려워한다. 하지만 우리가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위해서 꼭 넘어서야하는 것이 ‘변화’라는 벽이다. 이것은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것을 경험하게 된다. 물론 거기에는 위험이라는 두려움이 늘 내포하고 있지만 그에 맞물린 호기심과 흥미로움이 더 크다고 하겠다. 우리 충북고인들은 내가 지금 머물고 있는 곳에 안주하지 말고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용기를 가지고 두려움 없는 개척자가 되길 바란다.

토론토여행기.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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