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단풍은 똑같이 물드는데 아닌가보다. 아니면 바라보는 사람이 해마다 달리 바라볼 수도 있겠다. 어느 해인가는 화살나무단풍이...어느 해인가는 불두화 단풍이...또 어느 해인가는 생강나무 단풍이 그리 아름다웠다.
그런데 올 가을엔 담쟁이덩굴 단풍이 그리 아름답다. 이제껏 담쟁이덩굴 단풍은 국립청주박물관에서 많이 봐왔는데 올해는 산남동 둥이손자보러가다보니 그 아파트에 있는 담쟁이덩굴이 참 아름다웠다.
그리 이파리가 많아도 같은 색이 하나도 없다.
같은 빨강인데도 어쩜...
[덩굴? 넝쿨? 덩쿨?] 뭐가 맞는 거야??
우리는 우연히 횡재를 하거나 뜻밖의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 “호박이 덩쿨째 굴러 들어왔다”고 표현하곤 한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해야한다. ‘덩굴’의 ‘덩’과 ‘넝쿨’의 ‘쿨’이 합해진 ‘덩쿨’은 표준어가 아니다.
표준어 규정을 보면 ‘덩굴’과 ‘넝쿨’은 모두 널리 쓰이므로 둘 다 표준어로 삼는다고 돼 있다. 또한 ‘덩굴’의 의미로 ‘덩쿨’을 쓰는 경우도 있으나 ‘덩굴’을 표준어로 삼고 ‘덩쿨’은 버린다고 규정돼 있다. ‘덩쿨’은 ‘덩굴’ 또는 ‘넝쿨’로 바꿔야 한다.
24.5.22(수) 세종시 종합청사 옥상 정원을 탐방하며 담쟁이 덩굴에 대해 많이 알게되었다.
이파리가 비스듬히 나오며 비가 와도 흘러내리고 햇빛도 나눠갖는단다.
와~ 엄청난 생명력이다.
개구리 발처럼...딱 달라붙어있다.
아쉽게도 이 녀석들은 죽었다.
그런데 미국담쟁이는 달랐다.
서로 햇빛을 보겠다고 앞으로 나선단다. ㅎㅎ
새삼 도종환님의 담쟁이 시가 생각나는 새벽이다.
담쟁이
도종환
저 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 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때
담쟁이는 서두르지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잡고 놓지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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