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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時習/내 문인화

대나무 화제(畵題)

by 박카쓰 2019. 8. 23.

 
■죽(竹)■

대나무는 옛부터 문인사대부들의 가장 많은 애호를 받으면서 사군자의 으뜸으로 꼽혀 온 것이다. 그것은 대나무의 변함없는 청절한 자태와 그 정취를 지조있는 선비의 묵객들이 사랑했기 때문일 것이다. 늘 푸르고 곧고 강인한 줄기를 가진 이러한 대나무는 그래서 충신열사와 열녀의 절개에 비유되기도 하였다.

 

 

 

세한고절(歲寒孤節)
추운 계절에도 혼자 푸르른 대나무

한 겨울의 심한 추위에도 굽히지 않는 굳은 절개

 

청풍고절(淸風高節)

맑은 바람과 높은 절개( 대나무 )

 


눈 마자 휘어진 대를 / 원천석(元天錫)
눈 마자 휘어진 대를 뉘라셔 굽다턴고.
구블 절(節)이면 눈 속에 프를소냐?
아마도 세한고절(歲寒孤節)은 너뿐인가 하노라

눈을 맞아 휘어진 대나무를 보고 누가 굽었다고 하는가 ?
굽혀질 절개라면 차가운 눈 속에서 푸르게 서 있겠는가 ?
아마도 한겨울의 추위를 이겨내는 높은 절개는 너뿐인가 생각하노라.

고려(高麗) 왕조가 몰락하면서 유신(遺臣)이 된 작자가

원주 치악산(雉岳山)에 들어가 두 왕조를 섬길 수 없음을 지조있게 노래한 작품이다.

 

 

 

< 4자>
高竿垂綠(고간수록) - 높은 대나무의 줄기 푸르름을 드리우고 있다.
交幹拂雲(교간불운) - 대나무가 엇갈리어 구름을 쓸고 있다.
綠竹靑靑(녹죽청청) - 푸른 대나무가 푸르고 푸르구나.
濃葉垂煙(농엽수연) - 대나무의 짙은 잎이 안개 속에 드리워 있다.
拂雲帶雨(불운대우) - 구름을 쓸고 비를 머금은 대나무.
淡然幽趣(담연유취) - 담담하고 그윽한 정취를 지닌 대나무.
水竹山居(수죽산거) - 맑은 냇물이 흐르고 대숲이 우거진 산속의 생활
修筠抱節(수균포절) - 겉을 닦고 절개를 지닌 대나무.
瀟 臨風(소쇄임풍) - 맑고 깨끗한 대나무가 바람에 흔들린다.
水竹淸閒(수죽청한) -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대숲이 우거진 한가한 생활.
煙枝雨葉(연지우엽) - 안개 속에 드리운 가지와 비에 젖은 잎.
雲根玉立(운근옥립) - 구름까지 닿은 옥과 같이 서있는 대나무.
有君子風(유군자풍) - 군자의 풍도를 지닌 대나무.
月影風聲(월영풍성) - 대나무의 달그림자와 맑은 바람소리.
一窓風竹(일창풍죽) - 창문에 비치는 바람에 날리는 대나무.
柔枝帶雨(유지대우) - 어린 가지에 비를 머금었다.
竹裏淸風(죽리청풍) - 대숲에 부는 맑은 바람.
竹林高士(죽림고사) - 속세를 떠나 대숲에서 한가히 지내는 선비.
秋聲滿耳(추성만이) - 바람이 대숲에 부니 가을소리 귀에 가득하다.
淸風高節(청풍고절) - 맑은 바람과 높은 절개.
淸風不盡(청풍부진) - 맑은 바람이 끊임없이 불어온다.
淸節凌秋(청절릉추) - 대나무의 맑은 절개가 가을서리를 이겨낸다.
虛心友石(허심우석) - 욕심없는 마음으로 바위를 벗삼은 대나무.
虛心直節(허심직절) - 속이 비고 마디가 곧은 대나무.
廻風帶雨(회풍대우) - 바람에 흔들리고 비를 머금은 대나무.

< 5∼6자>
萬竹引淸風(만죽인청풍) - 많은 대나무에 맑은 바람이 인다.
竹靑風自薰(죽청풍자훈) - 대나무가 푸르니 바람이 절로 향기롭다.
無竹使人俗(무죽사인속) -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의 마음이 속된다.
歲寒誰似此君(세한수사차군) - 추운 겨울에 누가 대나무처럼 절개를 지키랴.
確守堅貞之節(확수견정지절) - 굳은 절개를 지키는 대나무.

< 7자>
江南煙雨竹枝低(강남연우죽지저) - 강남의 안개와 비에 가지가 늘어진 대나무.
綠竹高松無俗塵(녹죽고송무속진) - 푸른 대나무와 늙은 소나무는 속세의 티끌을 묻지 않았구나.
修竹無心亦有情(수죽무심역유정) - 대나무는 속이 비었지만 청을 가지고 있다.
山間古竹引人淸(산간고죽인인청) - 산속의 늙은 대나무 사람의 맑은 마음을 불러 일으킨다.
寒梅修竹共風流(한매수죽공풍류) - 추위 속에 핀 매화와 대나무는 함께 풍류를 지니고 있다.

< 8자 이상>
明月直入淸風徐來(명월직입청풍서래) - 밝은 달빛은 곧게 들어오고, 맑은 바람은 서서히 불어온다.

風淸雲靜山高水長(풍청운정산고수장) - 바람은 맑고 고요한데, 산은 높고 물은 길게 흐른다.
貞而不剛柔而不屈(정이불강유이불굴) - 곧되 강하지 않고 부드럽되 비굴하지 않은 대나무.

四壁淸風一輪明月(사벽청풍일륜명월) - 사방에서 맑은 바람이 불어오고, 하늘엔 둥근 달이 밝게 비춘다.

高節人相重貞心世所知(고절인상중정심세소지) - 대나무의 높은 절개는 사람마다 중히 여기고, 그 마음은 세상이 다 아는 바다.

雨洗娟娟淨風吹細細香(우세연연정풍취세세향) - 비에 씻기니 대나무 깨끗하고, 바람이 부니 가지마다 향기롭다.

林深禽鳥樂塵遠竹松淸(임심금조락진원죽송청) - 숲이 깊으니 새들이 즐거워하고, 속세가 머니 대나무와 소나무가 더욱 맑다.

庭前有月松無影欄外無風竹有聲(정전유월송무영란외무풍죽유성) - 뜰 앞에 달이 밝되 소나무엔 그림자 없고, 난간 밖에 바람이 없으되 대나무에 바람소리가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