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단수첩/교단단상

시험끝난 연말, 정말로 가르치기 힘듭니다 ㅠㅠ

by 박카쓰 2013. 12. 28.

언제는 내가 근무하는 학교가 모교라는 생각으로 근무하였습니다.

고등학교 모교에서 콜도 있었지만 모교에 대한 부담도 있고

어디가면 더 나은 아이들 있으랴 그런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그렇지않았습니다.

2013년 새로운 학교에서 맞는 교단은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집에서 학교까지 걸어서 15분 거리로 가깝고

열심히 지도하시는 훌륭한 선생님들도 아주 많으시고

남녀공학에 명랑쾌활하면서도 그리 모나지않는 학생들인데...

 

도대체 왜????

아이들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정말로 많이...ㅠㅠ

이것이 비단 우리학교만의 실정은 아니랍니다.

중학교나 전문계고등학교는 이보다 더하다고 합니다.  

 

수업시간이 되어도 아예 일어나지않습니다. 깨우면 짜증내고...

방학 보충때는 태반이 결석이고 그나마 온 녀석들도 거의 자고

시험만 끝나면 인생이 끝난 모양 거의 듣지않습니다.

고3수험생들이 수능시험보기전부터 온갖 책을 내다버리고   

수능끝나면 언제 그렇게 공부했더냐싶게 책한권을 안가지고 다닙니다.

 

어쩌다 이리 되었을까요?

재미없게 가르치니까?? 아닙니다. 준비 많이 해갑니다.

연말 요사이는 수업하려는 내가 오히려 우스운 꼴이 됩니다.

왜 자습안하고 왜 영화보지않느냐고? 그것 참...

 

돌이켜보면 우리교육에 더 문제점이 많습니다. 

즐거운 학교, 가고싶은 학교 외쳐보지만

아이들한테는 0~8교시까지 하루9시간의 숨막히는 일과진행

예체능 몇시간 빼놓고는 수능식 문제풀이의 지루한 수업

 

게다가 야간자율학습, 그리고 개인과외, 학원수강등...

그들의 시간이라는 것이 밤11시에 씻고 컴앞에 앉아보는 시간

그러다보면 1~2시까지 그리고 아침 7시에 밥먹고 등교하니

수업시간에 잘 수 밖에 없습니다.  

 

한참 뛰어놀 아이들에게 이런 하루하루가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까?

성적, 수능, 진학등에서 오는 극심한 스트레스, 자살충동...

정말 우리아이들이 불쌍하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전국 모든학생들이 학과공부에만 매진해야할까요?

이래야 선진국이 되고 행복한 삶이 되는 걸까요? 

 

다들 교단이 무너졌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도대체 수업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나마 수능이라도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예전보다 더 늦게까지 근무하고 더 열심히 가르치는데도...

이제라도 우리교육에 돌파구가 필요한 때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