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pe Diem/지인열전

큰외숙모님! 평안히 영면하시길...

박카쓰 2025. 6. 29. 06:53

큰외숙모님! 이제 고생 안하시고 하늘나라에서 평안히 영면하시길 빕니다. 

청주목련공원, 가족친지들이 화장장을 마치고 나오고있다.

6월28일(토) 하나산악회 정기산행 황장산을 취소하고 두꺼비 생태마을 둘레길을 시작으로...

구룡산에 올랐다. 엊그제 외숙모님의 별세 소식을 접하고 머리속엔 온통 외갓집이었다. 세월은 많이 흘렀지만 어릴적 외갓집의 추억은 고스란히 남아있다. 

내 외갓집은 딸 다섯, 아들 셋 8남매였던 대가족이었다. 남매는 물론, 동서처남사이도 우애가 좋아서 모였다하면 신촌리 동네가 떠나가는 듯 했다. 

외숙모님이 막내이모 뒤로 보인다.

9살 적은 여동생에게 외숙모 영정사진을 보여주니 "외갓집 놀러갈때면 수박,옥수수 많이 쪄주셨는데..." 

그랬다. 방학때면 외갓집에 가는 것이 여름 휴가였다. 외숙모님은 뒷결 조카왔다고 그리 반가워하시며 늘 먹거리를 챙겨주셨다. 

하지만 세월은 강물처럼 흐르고 세상은 호락호락하지않았다. 누구나의 인생에는 우여곡절과 희노애락이 있듯이 외갓집에도 풍파가 닥쳤고 좀처럼 그속에서 벗어나질 못해 늘 아쉬움이 남았다. 

2013년 막내외삼촌 자혼때,외숙모님이 평촌이모님 곁에 보인다.


구룡산 이곳저곳으로 돌고있는데  
"헐, 벌써 운구차가 목련공원으로 가고있다고?"
서둘러 운동을 마치고 목련공원으로 향했다.

내 어머님 생각만해도 눈물이 글썽거리는데  큰외숙모님의 삶도 안타까워 눈물이 맺힌다. 두 분 모두 평생 호밋자루를 놓지못하고 일하시다보니 허리가 땅에 닿았다.  

게다가 말년에 몹쓸게도 치매로 오랫동안 요양원에서 고생하셨다. 온가족이 걸린다는 간병이다. 긴병에 효자없다고 했지만 어머님 끝까지 살리려 두 외사촌 동생들, 애도 많이 쓰고 힘든 시간 잘 이겨냈다.  

천상병 시인은 귀천이라는 시에서 인생을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이라고 했지만 외숙모님에겐 어찌 즐거운 소풍이랴!   

하지만 돌이켜보면 모진 삶의 역정이었던 외숙모님의 일생도 아름다운 소풍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 많은 자손들이 외숙모님 뒤를 이어 삶을 살아가고있으니 말이다. 

장례를 마치고 헤어지기에 앞서 서로 수고했다며 인사를 나누고있다.

딸 셋둔 성*동생, "딸들 잘 키웠네. 고등학교 선생님을 하는 큰딸 남자친구가 보디가드처럼.ㅎㅎ 내년 1월 결혼한다지?" 


백두장사급 두아들 둔 수*씨, "고생 참 많았다. 마음 수스리고 힘내렴. 이젠 좋은 일만 생길거야."

인생은 생로병사(生老病死)라. 나아서 늙어가고 병들어 죽는 것이다. 불노초를 구했던 진시황도 이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다시한번 큰외숙모님의 명복을 빌고 외갓집 가족들,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한 나날 이어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