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선비순례길에서 대학친구를 만나네~
6월25일(수) 수요산사랑산악회가 안동선비순례길을 간다고? 그렇다면 간 김에 대학친구를 만나야겠다.
대학졸업후 처음이다. 무려 45년만이다.
"친구, 너무 오랫만이네. 참 반갑고."
"그 팽팽한 시절 다 보내고 이리 주름져 만나네요."
1976년 영어선생님이 되겠다고 내 고장 사대가 있었지만 이 친구는 안동에서, 박카스는 청주에서 공주사대를 지원했다.
7시30분 청주를 출발한 버스, 빗줄기가 오락가락...
의성~안동을 지나는데 차창밖엔 지난 봄 엄청난 화마가 끝없이 이어진다.
대한민국 대표 양반도시 안동시는 9개의 안동선비순례길을 조성해 놓았다.
오늘 우리일행은 1코스를 걷는다. 박카스는 친구를 만나기에 선성현문화단지에서 시작한다.
10:20 선성수상길 입구에 도착했다. 알고보니 안동댐 건설로 소멸된 마을을 이주해 놓은 도산면 소재지였다.
안동댐이다. 일행은 저 선성수상길로 내려가고 있다.
일단 선성현 문화단지를 들어가보자. 선성현(지금은 군소재지) 관아의 옛 모습을 재현해 놓았구나.
선성현문화재단지에 들어갑니다.
길을 따라 와룡문학회 문인들의 詩가 전시되어있었다.
그중 첫번째 퇴계 이황의 도산십이곡, 65세때 지은 우리말로 지은 시다..
이현보의 농암가...
예전 결혼식 체험관...
건너편엔 뭐야? 산성이야??
선성산성이었다.
선성산성에서 바라본 선성현문화단재와 예안향교(오른쪽)
고목이 이 산성의 역사를 말해주는 듯...
아쉽게도 예안향교는 폐쇄되어있다. 저 안에 차량과 사람이 많던데...
벽화를 따라 예끼마을 탐방에 나섰다.
예끼는 예술의 끼가 있는 마을에서 따왔다.
예술과 끼가 가득한 할머니들의 예끼 도자기 전시회
할머니들이 손수 그림을 그려 도자기를 구웠군요. 멋진 노후입니다.
대동여지도 필사본이 있다기에 들어와봤다.
대동여지전도
대동은 '중국을 중심으로 동쪽에 있는 큰 나라'란 뜻으로 우리나라를 가리키는 이름 중의 하나다. 김정호(1804~1866?)가 22첩의 목판본을 제작하였다.
춘풍 최현길 선생의 솜씨였다. 평생 그린 그림을 국립중앙도서관에 기탁하셨네요.
송곡고택, 역시 들어갈 수가 없었다.
송곡고택은 평산 신씨 송곡파의 종택이었다.
한국국학진흥원까지 가볼 생각이었는데 비도 계속내리고 연구나 연수원이기에 돌아섰다.
12시 친구를 만났다. An old friend is a golden friend. 오래된 친구는 금쪽같은 친구다.
그 옛날 곰나루부터 지금까지 무려 45년의 세월을 넘나들며 인생(?)을 이야기할 수 있으니 말이다.
점심은 시원한 모밀쇼바로
"그래 요즘 뭐 하며 지내시나?"
"어머님 가까이 모시고 텃밭 소일, 운동..." 대학때도 지금도 반듯한 친구다.
메밀꽃대신 이야기꽃을 피우며 "자식들은?"
"잘 되었네. 그만하면 더 바랄게 없겠군."
친구의 차를 타고 예전 강에서 낚시를 했다는 백운지에 왔다. 백운정에 올라 낙동강을 바라보고있다.
청량산 조망대에 와 있다. 저 넘어 청량산이 있다고?
아하~이곳으로 퇴계예던길이 이어지는 구나.
"친구, 오늘 나와주어 참 고맙네. 다음엔 청주에도 꼭 한번 들리시게."
오늘 산행의 종착지 월천서당에 왔다.
월천서당은 조신시대의 문인 월천 조목이 후학을 가르치던 곳이다. 조목은 퇴계 이황의 제자였다.
요 사진은 산수화 소재로 안성맞춤이다. 바로 그려봐야지.
자랑질? "친구, 이게 오늘부터 전시되는 단재서예대전 초대작가전 작품이네. 잘 그렸지?"
내 아호가 '裕松堂'인데 소나무가 있는 집에서 여유롭게 지낸다는 뜻이지?
오늘 날씨는 종일 변화무쌍했다. 안동댐을 지나며 또 비가 내리고있다.
으메 안동시내로 들어서니 하늘이 벗겨지고있다.
에구야. 이 산은 완전히 타버렸구나. 저 울창한 산림이....참 안타깝다.
이 친구, 점심 커피도 모자라 그 귀하다는 안동소주까지 챙겨주었네요.
친구! 반갑고 고맙고...그리고 건강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