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리 이팝나무길을 걸었다!
참 훌륭한 블로거님을 만났다. 생활 일기쓰시듯 블로그에 글을 올리신단다. 딱 '박카스가 엮어가는 자잘한 삶의 이야기' 블로그 코드였다.
게다가 What a small world~ 세상 참 좁다. 같은 청주에 살고(그것도 박카스가 35년 살았던 금천동) 배우자 분도 복대문인화반에서 도움을 주셨던 분이었다.
5/17(토) 오늘 새벽은 그 블로거님의 이팝나무 포스팅을 보고 나왔다. 엊그제 강풍이 불고 여름 장맛비처럼 세차게 내렸지만 이팝나무꽃은 잘 버티고 있었다.
성무봉에 운무가 걷히며 신천지가 전개되는 듯하다. 오늘 하루도 참 행복한 날일듯하다.
차량도 거의 없고 어제 보았던 오페라 '박쥐'의 서곡(Overtune)을 들으며 걸어가고있다.
이팝나무란 이름은 꽃이 필 때 나무 전체가 하얀꽃으로 뒤덥혀 이밥, 즉 쌀밥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것이라고 하며, 여름이 시작될 때인 입하에 꽃이 피기 때문에 ‘입하목(立夏木)’이라 부르기 시작하여 입하목에서 입하나무를 거쳐 오늘의 이팝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곳에서는 이밥은 ‘이(李)씨의 밥’이란 의미로 조선왕조 시대에는 벼슬을 해야 비로소 이씨인 임금이 내리는 흰쌀밥을 먹을 수 있다 하여 쌀밥을 ‘이밥’이라 했다. 이팝나무는 이밥나무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생각된다. 꽃의 여러 가지 특징이 이밥, 즉 쌀밥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향기는 뭐지? 이팝나무 꽃향기인가? 고개를 들어보니 이팝나무옆 아까시아꽃이 만발해있었다.
와~ 파란 하늘이 드러나고있다. 우리가 1년 365일중 이런 하늘을 과연 며칠이나 볼 수 있을까?
이 고요하게 흐르는 무심천...
요한스트라우스의 명곡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이 듣고싶어졌다.
이제 모내기를 준비하고있구나.
와~ 이 이팝나무는 수령이 꽤 오래 된듯...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이팝나무는 합천 오도리에 있는 이팝나무란다. 수령이 370년이란다. 높이는 15m이며 둘레는 2.8m이다.
마을에서는 이 나무를 마을을 지켜주는 신성스런 나무로 여기고 있다. 꽃이 피어도 벌과 나비가 날아들지 않아 기이하며, 이 나무에 꽃이 활짝 피면 풍년이 든다는 풍습이 전해오고 있다.
고은삼거리가까이 왔다. 여기까지 3Km된단다.
돌아올때는 詩를 꺼내들었다.
이팝나무 꽃 / 박인걸
이팝나무 꽃잎이 눈처럼 쌓였다.
어떤 사람이 꽃잎을 보며 쌀밥 같다고 한다.
그 시절 명절에야 겨우 이밥 먹던 기억에
내 가슴이 먹먹하며 감정이 굴절된다.
장마 비처럼 쏟아진 가난에
굶은 아이들 얼굴마다 찔레꽃 버짐이 번지던
유독 눈이 퀭한 소녀 얼굴이 떠오른다.
배고픔에 지친 소년이 먼지 뽀얀 신작로를
휘청거리며 걸을 때면
길가에 핀 노란 꽃들이 과자로 다가왔다.
찔레 순 꺾어 먹으며 친하게 어울리던 애들은
쌀밥을 실컷 먹으며 지금은 뭘 생각할까.
저토록 고운 꽃송이를 보며 아직도 나는
어두운 과거를 꽃잎처럼 털어버리지 못할까.
영혼에 달라붙은 뼈아픈 기억은
눈에 박힌 아름다운 추억을 추월하나보다.
조금 전에 뛰어나온 아침 햇살이
새하얀 꽃송이에 황금 가루를 뿌린다.
순간 꽃잎은 수만 나비가 되어 날아오르고
삽시간에 도시공원은 천상의 정원이 된다.
공원길 걷는 내 어깨에 꽃잎이 내린다.
쌀밥 지천인 세상이 행복하다.
그런데 그 귀했던 쌀밥이 지천인 세상에 살고있는데도 그 행복을 모르고 살고있다. 쌀밥이 탄수화물이라며 천대받고 내 둥이손자들 밥 먹이려면 달개가며 힘이 든다.
배고팠던 우리 어린 시절 진달래꽃, 아까시아꽃, 찔레 순, 삘기, 소나무 새순까지 따먹었는데... 어쩌면 쌀밥이 지천인 세상에 나온 젊은 세대들이 우리보다 행복을 덜 느끼며 살 것같다. 그 배고프고 아픔만큼 행복은 크게 다가오는 법이니까.
5월4일(일) 다녀간 유채밭에 다시 왔다. 비가 거세게 내린 탓도 있지만 확실히 올해는 작년만 못하다.
6시~7시30분 파란 하늘드러내는 상쾌한 아침, 이팝나무길과 유채밭을 걸었다.
오늘 아쉽게도 모교체육대회는 참석하지못했다. 44명 참석했단다.
11시 문중 학생공파 임시총회가 있었다. 지난 4월1일 밀양박씨 문도공파 회장님이 되신 *대아저씨께서 크게 쏘셨다.
커피는 *률아저씨가 쏘셨다. 조카들은 먹기만했네요. ㅎㅎ
꽁돈같은 돈이 생겼을땐 꽃을 사야지. 사계국화와 후쿠시아 꽃을 샀다.
저녁엔 절친모임 매난국죽 모임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