樂山樂水/산남동시대

꽃샘 추위라지(박인걸 詩)?

박카쓰 2025. 3. 31. 05:51

3월29일(토)  새벽 차를 몰고 가경동 살구나무거리로 나갔다. 어제 다 걷지못한 아쉬움에...ㅎㅎ  

그런데 왜 이리 춥냐! 봄인데...이른바 꽃샘추위다. 

꽃샘추위는 봄이 시작되면서 따뜻해진 날씨가 갑자기 다시 추워지는 현상이다. "꽃을 시샘하는 추위"라는 의미에서 유래한 순 우리말이다. 

6시30분~8시 가경천변을 따라 1시간 반을 걸었다. 

요상스런 날씨다. 한식제례를 마치고 오송카페에서 춘사월(?)의 눈을 만났다. 

지난 춘분때도 내렸는데 또 다시... 

 

3월30일(일) 오늘도 냉냉하다. 하지만 꽃들은 추위을 이기고 만발해있다. 

앵두나무꽃
매화꽃

 

그럼 그렇지. 얼음이 얼었다. 

큰애네가 일산으로 떠났다. 목욕다녀오고 오후 4시 할일 없을땐 구룡산에 오른다. 

산목련이 제법 많이 피어있다. 

산목련꽃은 목련과는 사뭇 다르다. 

산속에도 개나리가 곳곳에...식재했나보다. 

 

다행히 전국에 산불은 진화되었다. 30명이 사망하고 경북 일대가 불탔다. 역대 최악의 산불이었단다. 

장진공원, 맑은 하늘이지만 하늘이 참 야속하다는 생각도 든다.  

This, too shall pass!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지만 그 피해는 너무나 크고 아쉽다. 

 

3월31일(월) 오늘도 춥다. 아직도 두툼한 겨울 옷을 입고 나갔다. 
버드나무에 물이 오르고 개나리가 만발해있다. 

원흥이방죽의 새봄~

매화...백매화, 청매화...

서실로 갔는데 목련화가 이상한 색깔이네. 뭐지?

알고보니 냉해를 입은 것이다. 직박구리 새가 꽃을 파먹고있다. 

오후엔 따뜻해졌다. 

 

꽃샘추위 - 박인걸

봄이 달려오는 길목에
누구의 허락을 받고 꽃을 피우냐고
찬 바람이 매서운 손을 뻗는다.


버들강아지 연한 털을 쥐어 뽑고
산수유 고운 속살을 움켜쥐고
양지쪽 매화 향기를 헝클어트린다.


자신보다 더 고운 모습을 두고 볼 수 없어
밤하늘 찬 기운을 긷고
아직 남은 잔설의 기운을 빌려
꽃잎마다 차가운 숨결로 훼방한다.


오던 봄이 깜짝 놀라 주춤하지만
어느새 땅밑에는 생명이 약동하고
어린 새싹들은 찬 서리 속에서도 잎을 틔웠다.
결국, 스러지는 것은 추위 발톱이고
꿋꿋한 것은 맺힌 꽃망울이다.


꽃샘추위여 사라지라.
피는 꽃을 시샘할수록 꽃들은 피어나고
봄은 더욱 찬란해지는 것이다.

 

내일부터는 4월이다.